2026년 8월, 또 한 번 주인공이 바뀌었다
GPT-5.6은 2026년 7월 9일 Sol·Terra·Luna 세 티어로 나왔다. 최상위 Sol은 6월 27일 프리뷰로 먼저 공개됐고, 8월 6일 ChatGPT 쪽까지 갱신이 돌았다.
Claude Opus 5는 Anthropic의 현행 플래그십이다. 두 모델을 나란히 놓고 스펙표를 보면 당황스러울 만큼 닮았다. 그래서 이 글은 닮은 부분을 빠르게 넘기고, 갈리는 지점에 지면을 쓴다.
스펙 — 놀랄 만큼 비슷하다
- 컨텍스트 — Opus 5는 100만 토큰, GPT-5.6은 105만 토큰. GPT는 세 티어 모두 같다
- 최대 출력 — 둘 다 12만 8천 토큰
- 기본값 — Opus 5는 100만이 기본값이자 최대치다. 따로 켜는 옵션이 아니다
숫자만 보면 고민할 게 없어 보인다. 차이는 그 크기를 실제로 쓸 때 드러난다. 바로 다음 절이 그 이야기다.
가격 — 표에 안 적힌 세 가지
① 출력 단가가 뒤집혔다
100만 토큰 기준 Opus 5는 입력 $5 · 출력 $25, GPT-5.6 Sol은 입력 $5 · 출력 $30이다. 입력은 같고 출력에서 Claude가 싸다.
폭은 작아도 방향이 중요하다. 코드 생성, 장문 초안, 보고서처럼 내놓는 양이 많은 작업일수록 격차가 누적된다. 반대로 문서를 읽히기만 하는 작업이면 입력 단가가 같으니 차이가 없다. 내 작업이 «읽는 쪽»인지 «쓰는 쪽»인지부터 가르는 게 순서다.
② 장문에는 요금 절벽이 있다 — 한쪽에만
GPT-5.6은 입력이 27만 2천 토큰을 넘는 순간 요율이 올라간다. Sol 기준 입력 $5 → $10, 출력 $30 → $45. 입력은 두 배, 출력은 1.5배다.
Opus 5에는 이 구간이 없다. 100만 토큰까지 단일 요율이다.
«컨텍스트 100만»을 광고 문구로만 보면 두 모델은 같아 보인다. 그런데 그 컨텍스트를 실제로 채우는 작업—코드베이스 전체 투입, 긴 회의록 묶음 처리, 장시간 에이전트 루프—이라면 27만 토큰 선을 넘는 순간 계산이 달라진다. 단가표 비교보다 이 한 줄이 크게 작용한다.
③ 대신 저가 티어는 OpenAI가 앞선다
Terra는 입력 $2.50 · 출력 $15, Luna는 입력 $0.20 · 출력 $1.20이다. Luna는 7월 30일 양쪽 요율을 80% 내린 값이다.
분류, 태깅, 대량 추출처럼 판단이 얕고 양이 많은 작업이라면 Luna가 압도적으로 싸다. 플래그십끼리만 비교하고 «비슷하네»로 끝내면 이 선택지를 통째로 놓친다.
캐시 — 최소 단위가 다르다
반복되는 앞부분을 캐시에 태우는 건 양쪽 다 되지만 조건이 다르다.
- GPT-5.6 — 캐시 쓰기는 일반 입력의 1.25배, 읽기는 1/10. 최소 유지 30분
- Claude Opus 5 — 읽기 절감폭은 비슷한데, 캐시가 걸리는 최소 길이가 512토큰이다. 직전 세대의 1,024토큰에서 절반으로 내려왔다
짧은 시스템 프롬프트를 쓰는 서비스라면 이 512라는 숫자가 실질적이다. 예전엔 «너무 짧아서 캐시가 안 걸리던» 프롬프트가 코드 한 줄 안 고치고 캐시 대상이 된다.
설계 철학이 갈리는 세 가지
사고 과정을 보여주는가
Opus 5는 사고가 기본으로 켜져 있다. 직전 세대는 꺼져 있어 켜야 했는데 뒤집혔다. 대신 원문 사고 과정은 돌려주지 않는다 — 요약만 받을 수 있다. 모델의 추론을 로그로 남기거나 화면에 보여주는 제품이라면 설계를 다시 봐야 한다.
온도 조절 손잡이가 사라졌다
Opus 5는 temperature·top_p 같은 샘플링 파라미터를 받지 않는다. 넣으면 오류가 난다. «다양성은 온도로»에 익숙하다면 낯설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 프롬프트로 말하라는 것이다. 예전 코드를 그대로 옮기면 그 자리에서 막히니, 이전할 때 가장 먼저 볼 항목이다.
대신 노력 수준(effort)을 다섯 단계로 조절한다. 얕고 빠르게 갈지 깊고 오래 갈지를 정하는 쪽으로 손잡이가 바뀐 셈이다.
티어를 나누는 방식
OpenAI는 한 세대 안에서 세 티어로 쪼갰다(Sol·Terra·Luna). Anthropic은 계열 자체를 나눈다(Opus·Sonnet·Haiku). 결과는 비슷해 보여도 고르는 감각이 다르다. 전자는 «같은 모델의 등급», 후자는 «다른 모델»에 가깝다.
한눈에 비교
- 컨텍스트 — Opus 5 100만 / GPT-5.6 105만 — 사실상 동급
- 최대 출력 — 둘 다 12만 8천
- 입력 단가 — 둘 다 $5 (Sol 기준)
- 출력 단가 — Opus 5 $25 / Sol $30 — Claude가 싸다
- 장문 할증 — Opus 5 없음 / GPT-5.6은 27만 2천 초과 시 입력 2배·출력 1.5배
- 저가 티어 — GPT-5.6 Luna $0.20 / $1.20 이 강력
- 캐시 최소 길이 — Opus 5 512토큰
- 샘플링 파라미터 — Opus 5는 미지원, 프롬프트로 제어
그래서 무엇을 고를까
컨텍스트를 실제로 채우는 작업이라면 Opus 5. 27만 토큰 할증이 없다는 점 하나가 코드베이스 투입·장시간 에이전트 루프에서 계속 쌓인다. 출력이 많은 작업이면 단가에서도 유리하다.
대량·저판단 작업이라면 GPT-5.6 Luna. $0.20 / $1.20은 층위가 다른 가격이다. 분류·태깅·1차 추출을 여기 맡기고 판단이 필요한 자리만 상위 모델로 올리는 구성이 합리적이다.
둘 다 쓰는 게 이상하지 않다. 예전엔 «어느 쪽이 더 똑똑한가»가 질문이었지만, 지금은 크기도 입력 단가도 거의 같아졌다. 남는 차이는 요금 구조와 운영 조건이고 그건 작업 종류마다 유불리가 갈린다. 하나로 통일해 밀어붙이는 것보다 구간을 나눠 쓰는 편이 대개 싸고 낫다.
마무리
세 번째 개편을 하며 분명해진 건, «어느 모델이 1등인가»라는 질문의 수명이 점점 짧아진다는 것이다. 이 글의 1판과 2판이 각각 반년을 못 갔다.
반면 요금 구조나 파라미터 정책 같은 조건은 세대가 바뀌어도 방향성이 남는다. 모델을 고를 때 순위표보다 내 작업이 어느 구간에 걸리는지를 먼저 보는 편이, 다음 세대가 나와도 덜 흔들린다.
※ 이 글의 수치는 2026년 8월 9일 기준 공개 자료를 확인해 정리했다. 요금과 사양은 자주 바뀌므로, 실제 도입 전에는 각 사 공식 문서를 다시 확인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