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관리의 내용과 범위
직무관리와 인적자원관리의 관계
인적자원관리의 출발점은 사람이 아니라 일(Job)이다. 이 말이 직관에 반하는 것 같지만,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채용 공고를 쓰려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알아야 하고, 성과를 평가하려면 "무엇을 기준으로"가 있어야 하며, 급여를 결정하려면 "이 일의 가치가 얼마인지" 판단해야 한다. 직무관리가 허술하면 채용도, 평가도, 보상도 모두 흔들린다.
직무관리(Job Management)란 조직의 목표 달성에 필요한 직무를 분석하고, 설계하고, 시간을 관리하고, 가치를 평가하는 일련의 활동을 말한다. 인적자원관리의 모든 기능 -- 채용, 교육, 평가, 보상, 경력개발 -- 은 직무관리의 결과물을 토대로 작동한다.
직무 관련 용어 정리
직무관리를 이해하려면 먼저 용어부터 정리해야 한다. 비슷해 보이지만 의미가 다른 개념들이 많다.
| 용어 | 영문 | 의미 | 예시 |
|---|---|---|---|
| 과업 | Task | 직무를 구성하는 개별 활동 단위 | 거래처 발주서 처리 |
| 직위 | Position | 특정 개인에게 부여된 과업의 집합 | 영업1팀 김대리의 업무 |
| 직무 | Job | 유사한 직위들의 묶음 | 영업사원 |
| 직군 | Job Family | 유사한 직무들의 묶음 | 영업직군 (영업, 마케팅, CS) |
핵심은 과업 → 직위 → 직무 → 직군으로 올라가는 위계 구조다. 과업은 가장 작은 단위이고, 직군은 가장 큰 단위다. 직무분석은 이 구조를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작업이다.
직무분석 -- 일을 해부하다
직무분석이란
직무분석(Job Analysis)은 특정 직무에 포함되는 과업, 책임, 필요 역량, 작업 조건 등을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정리하는 과정이다. 의사가 환자를 진단할 때 혈액검사, 엑스레이, 문진을 하듯이, 직무분석은 조직의 일(Job)을 진단하는 행위다.
직무분석의 결과는 인적자원관리의 거의 모든 활동에 직접 투입된다.
| HRM 활동 | 직무분석 결과의 활용 |
|---|---|
| 채용 | 직무기술서 기반으로 채용 공고 작성, 선발 기준 수립 |
| 교육훈련 | 직무 수행에 필요한 역량과 현재 역량의 갭 분석 |
| 성과평가 | 직무의 핵심 성과 지표(KPI) 도출 |
| 보상 | 직무의 상대적 가치에 기반한 급여 체계 설계 |
| 경력개발 | 직무 간 이동 경로(career path) 설계 |
| 안전관리 | 위험 요소 식별, 안전 교육 내용 결정 |
직무분석의 방법
직무분석에는 여러 방법이 있으며, 상황에 따라 복수의 방법을 조합해서 사용한다.
- 관찰법(Observation) -- 분석자가 직접 현장에서 작업자의 행동을 관찰한다. 반복적이고 물리적인 직무(생산직, 서비스직)에 적합하다. 단, 관찰자가 있으면 평소와 다르게 행동할 수 있다(호손 효과).
- 면접법(Interview) -- 직무 담당자, 상사, 동료를 면접하여 직무 내용을 파악한다.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이다. 심층적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응답자가 자기 직무를 과장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
- 설문법(Questionnaire) -- 구조화된 설문지를 배포하여 대규모로 직무 정보를 수집한다. 효율적이지만 세부적인 뉘앙스를 놓칠 수 있다. 대표적인 도구가 PAQ(Position Analysis Questionnaire)다.
- 작업일지법(Work Diary) -- 직무 담당자가 일정 기간 동안 자신의 업무를 직접 기록한다. 시간 배분 실태를 파악하기 좋지만, 기록의 부담이 크고 빠뜨리기 쉽다.
- 중요사건법(Critical Incident Technique) -- 직무 수행 중 특별히 효과적이었거나 비효과적이었던 사건을 수집한다. 핵심 역량과 행동 기준을 도출하는 데 유용하다.
현실에서는 단일 방법만 쓰는 경우가 드물다. 면접법으로 큰 그림을 잡고, 설문법으로 정량화하고, 관찰법으로 검증하는 식의 삼각검증(triangulation)이 일반적이다. 방법마다 편향이 있기 때문에, 여러 방법을 조합해야 정확도가 올라간다.
직무분석의 실제와 결과물
직무분석의 절차
직무분석은 즉흥적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체계적인 절차를 따라야 유의미한 결과물이 나온다.
분석 목적 확정
채용 기준 마련인지, 보상 체계 재설계인지, 교육 니즈 파악인지에 따라 분석의 범위와 깊이가 달라진다. 목적이 불명확하면 시간만 낭비된다.
배경 정보 수집
조직도, 기존 직무기술서, 업무 매뉴얼 등 이미 존재하는 자료를 먼저 검토한다. 백지에서 시작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분석 대상 직무 선정
모든 직무를 한꺼번에 분석할 수 없다. 핵심 직무, 변화가 큰 직무, 신설 직무 등 우선순위를 정한다.
데이터 수집
관찰, 면접, 설문 등의 방법을 사용하여 직무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한다.
결과물 작성과 검증
수집된 데이터를 직무기술서와 직무명세서로 정리하고, 관련자들의 검토를 거쳐 확정한다.
직무분석의 두 가지 결과물
직무분석의 핵심 산출물은 직무기술서(Job Description)와 직무명세서(Job Specification)다. 이 둘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 구분 | 직무기술서 (Job Description) | 직무명세서 (Job Specification) |
|---|---|---|
| 초점 | 일(What) | 사람(Who) |
| 내용 | 직무의 과업, 책임, 권한, 작업 조건 | 직무 수행에 필요한 자격, 역량, 경험 |
| 핵심 질문 | 이 직무에서 무엇을 하는가? | 이 직무를 하려면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
| 활용 | 성과평가, 직무설계, 직무평가 | 채용, 선발, 교육훈련 |
| 예시 항목 | 월별 매출 보고서 작성, 신규 거래처 발굴 | 경영학 학사 이상, 영업 경력 3년, 엑셀 상급 |
쉽게 말해 직무기술서는 "이 자리에서 무슨 일을 하는가"를, 직무명세서는 "이 자리에 앉을 사람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를 정리한 문서다. 채용 공고의 '담당 업무'가 직무기술서에서, '자격 요건'이 직무명세서에서 나온다.
직무분석 과정에서 주의할 점
- 직무와 사람을 분리할 것 -- 현재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그 자리의 "일"을 분석해야 한다. 김과장이 엑셀을 잘한다고 해서 그 직무의 필수 역량이 엑셀인 것은 아니다.
- 직무 담당자의 과장에 주의 -- 자기 업무를 실제보다 복잡하고 중요하게 묘사하는 경향이 있다. 상사의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 변화를 반영할 것 -- 직무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환경에 따라 계속 변한다. 5년 전에 만든 직무기술서는 현재 상황과 크게 다를 수 있다. 정기적인 업데이트가 필수다.
- 구성원의 협조를 확보할 것 -- 직무분석이 감시나 구조조정의 도구로 인식되면 구성원들이 비협조적이 된다. 분석의 목적과 활용 방안을 사전에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직무분석은 "지금 김대리가 뭘 하고 있는지"를 조사하는 것이 아니다. "이 직무(Position/Job)가 조직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과업으로 구성되며, 어떤 역량을 요구하는지"를 구조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사람이 아니라 일을 분석하는 것 -- 이것이 직무분석의 대원칙이다.
직무설계와 현대적 직무재설계
직무설계란
직무설계(Job Design)는 과업들을 어떻게 묶어서 하나의 직무로 구성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활동이다. 직무분석이 "현재 직무가 어떤 상태인가"를 파악하는 것이라면, 직무설계는 "직무를 어떻게 구성해야 가장 효과적인가"를 설계하는 것이다.
초기의 직무설계는 Taylor의 과학적 관리법에서 출발했다. 직무를 최대한 단순하고 반복적으로 쪼개서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었다. 포드 자동차의 조립 라인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노동자의 소외감, 지루함, 높은 이직률이라는 문제를 야기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현대적 직무재설계다.
현대적 직무재설계의 방법
| 방법 | 핵심 개념 | 예시 |
|---|---|---|
| 직무순환 (Job Rotation) | 일정 기간마다 다른 직무를 경험하게 한다 | 영업 → 마케팅 → CS 순환 배치 |
| 직무확대 (Job Enlargement) | 수평적으로 과업의 수를 늘린다 (양적 확대) | 조립만 하던 사람이 검수, 포장까지 담당 |
| 직무충실화 (Job Enrichment) | 수직적으로 자율성과 책임을 높인다 (질적 확대) | 작업자가 품질 검사, 일정 계획까지 직접 결정 |
직무확대와 직무충실화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무확대는 하는 일의 가짓수를 늘리는 것이고(수평적), 직무충실화는 일에 대한 결정권과 책임을 높이는 것이다(수직적). 단순히 일을 더 시키는 것(직무확대)만으로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의미 있는 자율성과 책임이 부여될 때(직무충실화) 진정한 동기부여가 일어난다.
직무확대는 "더 많은 일"을 시키는 것이고, 직무충실화는 "더 의미 있는 일"을 시키는 것이다. Herzberg는 직무확대를 "무의미한 과업을 더 많이 쌓아놓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진정한 동기부여는 직무충실화에서 나온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인간중심의 효율적 직무설계
Hackman-Oldham의 직무특성모형
직무충실화를 이론적으로 체계화한 것이 Hackman과 Oldham의 직무특성모형(Job Characteristics Model, 1976)이다. 이 모형은 직무설계 이론의 핵심이며, 시험에도 자주 출제되는 주제다.
직무특성모형에 따르면, 직무가 다음 5가지 핵심 특성을 갖출 때 구성원의 내적 동기가 높아진다.
- 기술 다양성(Skill Variety) -- 직무 수행에 다양한 기술과 능력이 요구되는 정도. 한 가지 기술만 반복하는 것보다, 여러 역량을 활용할 때 의미를 느낀다.
- 과업 정체성(Task Identity) -- 직무가 하나의 완결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정도. 부품 하나만 조립하는 것보다, 제품 전체를 완성하는 것이 의미 있다.
- 과업 중요성(Task Significance) -- 직무가 다른 사람의 삶이나 조직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 자신의 일이 누군가에게 중요하다고 느낄 때 동기가 올라간다.
- 자율성(Autonomy) -- 직무 수행 방식, 일정, 방법에 대한 재량권의 정도. 지시받은 대로만 하는 것보다,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을 때 책임감이 생긴다.
- 피드백(Feedback) -- 직무 수행 결과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받는 정도. 자신이 잘하고 있는지, 어디를 개선해야 하는지 알 수 있어야 성장한다.
이 다섯 가지 특성은 세 가지 심리 상태를 경유하여 성과로 이어진다.
| 핵심 직무 특성 | 심리 상태 | 결과 |
|---|---|---|
| 기술 다양성 + 과업 정체성 + 과업 중요성 | 일의 의미감 (Meaningfulness) | 높은 내적 동기, 높은 직무 만족, 높은 성과, 낮은 이직률 |
| 자율성 | 결과에 대한 책임감 (Responsibility) | |
| 피드백 | 결과에 대한 인식 (Knowledge of Results) |
동기부여잠재력점수(MPS)
직무특성모형은 직무의 동기부여 잠재력을 수치로 계산하는 공식도 제시한다.
MPS = [(기술 다양성 + 과업 정체성 + 과업 중요성) / 3] x 자율성 x 피드백
공식의 구조가 중요하다. 기술 다양성, 과업 정체성, 과업 중요성은 합산 후 평균을 낸다(대체 가능). 하지만 자율성과 피드백은 곱셈이다. 즉, 자율성이나 피드백이 0이면 MPS 전체가 0이 된다. 아무리 의미 있는 일이라도, 자율성과 피드백이 없으면 동기부여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개인차의 문제 -- 성장욕구강도
다만, 직무특성모형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성장욕구강도(Growth Need Strength, GNS)가 높은 사람, 즉 성장과 도전을 갈망하는 사람에게 효과가 크다. 안정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자율성과 책임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직무설계는 직무의 특성뿐 아니라 사람의 특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팀을 활용한 직무설계
개인 수준의 직무설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 팀 기반의 직무설계다. 현대 조직에서 혼자서 완결되는 업무는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대부분의 성과는 팀 단위로 창출된다.
자율관리 작업팀(Self-Managing Work Team)
가장 대표적인 팀 기반 직무설계는 자율관리 작업팀이다. 팀원들이 직접 업무 배분, 일정 관리, 품질 관리, 심지어 팀원 선발까지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방식이다. 전통적인 관리자-부하 관계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 구분 | 전통적 작업 조직 | 자율관리 작업팀 |
|---|---|---|
| 업무 배분 | 관리자가 결정 | 팀원들이 자체적으로 결정 |
| 품질 관리 | 별도의 품질 관리 부서 | 팀 내에서 자체 관리 |
| 문제 해결 | 상위 관리자에게 보고 | 팀 내에서 즉시 해결 |
| 관리자 역할 | 지시, 통제, 감독 | 코칭, 자원 제공, 장애물 제거 |
| 보상 | 개인 성과 기반 | 팀 성과 + 개인 역량 기반 |
자율관리 작업팀이 성공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팀원들이 다기능(multi-skilled)이어야 한다. 한 가지만 할 줄 아는 사람들로 구성되면 유연한 업무 배분이 불가능하다. 둘째, 경영진이 진정으로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 형식적인 자율성은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킨다. 셋째, 팀 성과에 대한 명확한 보상 체계가 있어야 무임승차(free-riding)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
스웨덴의 볼보(Volvo)가 1970년대에 칼마르(Kalmar) 공장에서 시도한 팀 기반 조립 시스템이 대표적 사례다. 컨베이어 벨트를 없애고, 소규모 팀이 자동차 한 대의 상당 부분을 처음부터 끝까지 조립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직률과 결근율이 크게 감소했고, 품질도 향상되었다. 다만 생산 비용은 컨베이어 벨트 방식보다 높았다 -- 효율성과 인간성 사이의 트레이드오프를 보여주는 사례다.
직무시간의 관리
직무시간에 대한 견해 차이
직무시간(working hours)은 노사 간 가장 첨예한 이해 충돌이 발생하는 영역이다. 경영자 입장에서 노동시간은 생산의 핵심 투입 요소이고, 노동자 입장에서 노동시간은 자기 삶에서 빼앗기는 시간이다. 이 근본적 긴장은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경영자 측은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일할 수 있어야 경쟁력을 유지한다"고 주장하고, 노동자 측은 "과도한 노동은 건강을 해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반박한다. 이 대립 속에서 타협점을 찾아온 것이 노동시간 제도의 역사다.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
산업혁명 초기에는 하루 14~16시간 노동이 일반적이었다. 이후 노동운동과 법률 제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단축되어 왔다.
| 시기 | 주요 변화 |
|---|---|
| 19세기 초 | 영국 공장법 -- 아동 노동 시간 제한 (하루 12시간 → 10시간) |
| 1886년 | 미국 8시간 노동 운동 (5월 1일 = 노동절의 기원) |
| 1919년 | ILO 제1호 협약 -- 하루 8시간, 주 48시간 근무 국제 기준 수립 |
| 1926년 | 포드 자동차 -- 주 5일 40시간 근무 최초 도입 |
| 2018년 | 한국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주 40시간 + 연장 12시간) |
| 2020년대 | 주 4일제 실험 확산 (영국, 아이슬란드, 벨기에 등) |
흥미로운 점은, 노동시간 단축이 반드시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포드가 주 5일 근무를 도입했을 때, 오히려 생산성이 올라갔다. 피로가 줄고 집중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의 주 4일제 실험(2022년, 61개 기업 참여)에서도 참여 기업의 92%가 제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매출은 평균 1.4% 증가했고, 이직률은 57% 감소했다.
한국의 주 52시간제는 2018년 300인 이상 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어, 2021년 5인 이상 사업장까지 확대되었다.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2024년에는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등 유연화 논의가 있었으나, 노동계의 반대로 진전이 더딘 상태다.
유연적 노동시간
주당 총 근로시간은 법으로 정해져 있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다. 이것이 유연근무제(Flexible Work Arrangement)다.
| 제도 | 내용 | 장점 | 단점 |
|---|---|---|---|
| 탄력근무제 | 2주~3개월 단위로 평균 주 40시간을 맞추되, 특정 주에 더 많이 / 적게 근무 | 성수기-비수기 대응 용이 | 비수기에도 임금 동일 지급 부담 |
| 선택적 근무시간제 | 의무 근무 시간대(core time)를 제외하고 출퇴근 시간을 자율 선택 | 개인 생활 패턴 존중 | 팀 미팅 시간 조율 어려움 |
| 재량근무제 | 근무시간이 아니라 성과로 관리. 연구직, 기획직 등에 적용 | 창의적 업무에 적합 | 장시간 노동 가능성 |
| 재택근무 | 사무실이 아닌 자택에서 근무 | 통근 시간 절약, 집중력 향상 | 소속감 저하, 관리 어려움 |
| 압축근무제 | 주 4일에 40시간을 몰아서 근무 (하루 10시간) | 3일 연속 휴일 | 하루 10시간의 피로 누적 |
| 직무공유 | 1개 풀타임 직무를 2명이 파트타임으로 나눠서 수행 | 육아, 학업 병행 가능 | 인수인계 부담, 의사소통 비용 |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와 하이브리드 근무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유연근무제는 더 이상 '선택 사항'이 아니라 인재 확보의 핵심 조건이 되었다. 2025년 기준으로 글로벌 기업의 70% 이상이 하이브리드 근무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유연근무제를 제공하지 않는 기업은 채용 경쟁에서 불리해지는 시대가 되었다.
유연근무제의 본질은 "시간의 양"이 아니라 "시간의 배분"에 대한 자율성을 주는 것이다. 총 근무시간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 일할지를 구성원이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직무설계에서 말한 "자율성(Autonomy)"의 연장선이며, Hackman-Oldham 모형이 예측한 대로 내적 동기와 만족을 높인다.
직무평가
의미와 필요성
직무평가(Job Evaluation)는 조직 내 각 직무의 상대적 가치를 체계적으로 비교 평가하는 활동이다. "이 직무가 저 직무보다 더 가치 있는가?"를 판단하는 것이다. 직무평가의 일차적 목적은 공정한 임금 체계의 수립이다.
직무평가가 필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모든 직무의 가치가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심장외과 의사와 병원 접수 담당자의 임금이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얼마나 달라야 하는가"는 주관적 판단이 개입되기 쉬운 영역이다. 직무평가는 이 판단을 체계적이고 객관적으로 만들려는 시도다.
직무평가의 방법
| 방법 | 유형 | 내용 | 특징 |
|---|---|---|---|
| 서열법 | 비계량적 | 직무 전체를 종합적으로 비교하여 순위를 매긴다 | 가장 단순. 직무 수가 적을 때 적합 |
| 분류법 | 비계량적 | 사전에 정의된 등급에 직무를 분류한다 | 공무원 직급 체계가 대표적 예 |
| 점수법 | 계량적 | 평가 요소(기술, 책임, 노력 등)별로 점수를 매기고 합산 | 가장 많이 사용. 객관성 높음 |
| 요소비교법 | 계량적 | 기준 직무(key job)와 평가 요소별로 비교하여 임금 배분 | 정교하지만 복잡함 |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은 점수법(Point Method)이다. 먼저 평가 요소를 정한다. 예를 들어 '필요 지식', '신체적 노력', '책임의 정도', '작업 환경'의 네 가지 요소를 설정한다. 각 요소에 가중치를 부여하고(예: 지식 40%, 책임 30%, 노력 20%, 환경 10%), 각 직무를 요소별로 점수를 매긴 후 합산한다. 총점이 높은 직무일수록 높은 임금을 받게 된다.
직무평가의 한계
- 평가 기준의 주관성 -- 평가 요소의 선정과 가중치 부여 자체가 주관적 판단을 포함한다. "지식이 책임보다 더 중요하다"는 판단은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어렵다.
- 직무 환경 변화 -- 직무의 내용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한 번 평가한 결과가 오래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 AI 도입으로 직무 내용이 바뀌면 기존 평가 결과는 무의미해진다.
- 성과와의 괴리 -- 직무평가는 "직무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지 "개인의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같은 직무를 수행하더라도 성과가 다를 수 있는데, 직무평가만으로는 이를 반영할 수 없다. 그래서 직무평가(직무 기반 급여)와 성과평가(성과 기반 급여)를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전통적 직무평가 대신 시장 기반 임금 결정(market pricing)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외부 노동 시장의 임금 데이터를 직접 참조하여 급여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특히 IT, 금융 등 인재 경쟁이 치열한 업종에서 많이 사용된다. 내부 공정성보다 외부 경쟁력을 우선시하는 접근법이다.
요약
인적자원관리 제3장에서 다룬 핵심 내용을 정리한다.
- 직무관리의 위치 -- 직무관리는 HRM의 모든 활동(채용, 평가, 보상, 교육)이 출발하는 기초 공사다. 일(Job)을 모르면 사람(People)을 관리할 수 없다.
- 직무분석 -- 직무의 과업, 책임, 필요 역량을 체계적으로 조사하는 활동. 결과물은 직무기술서(일 중심)와 직무명세서(사람 중심). 사람이 아니라 일을 분석하는 것이 대원칙이다.
- 직무설계 -- 과업을 어떻게 묶어 직무로 구성할지 결정. 직무순환(경험 확대), 직무확대(양적 확대), 직무충실화(질적 확대)가 핵심 방법이다.
- 직무특성모형 -- Hackman-Oldham이 제시한 5가지 핵심 직무 특성(기술 다양성, 과업 정체성, 과업 중요성, 자율성, 피드백)이 내적 동기를 결정한다. MPS 공식에서 자율성과 피드백은 곱셈 요소다.
- 팀 기반 직무설계 -- 자율관리 작업팀은 업무 배분, 품질 관리, 문제 해결을 팀 자체적으로 수행한다. 다기능 인력과 진정한 권한 위임이 전제 조건이다.
- 직무시간 관리 -- 노동시간은 200년에 걸쳐 단축되어 왔다. 한국은 주 52시간제를 시행 중이며, 주 4일제 논의가 진행 중이다.
- 유연근무제 -- 탄력근무, 선택적 근무, 재량근무, 재택근무, 압축근무, 직무공유 등. 코로나 이후 인재 확보의 핵심 조건으로 부상했다.
- 직무평가 -- 직무의 상대적 가치를 비교 평가하여 공정한 임금 체계를 수립한다. 점수법이 가장 보편적이며, 최근에는 시장 기반 임금 결정 방식도 확산 중이다.
제3장을 공부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Hackman-Oldham의 직무특성모형이다. MPS 공식에서 자율성과 피드백이 곱셈으로 들어간다는 것 -- 이것은 아무리 의미 있는 일을 시켜도 "시킨 대로만 해"라고 하면 동기부여가 제로가 된다는 뜻이다. 결국 직무설계의 핵심은 "일을 어떻게 쪼갤 것인가"가 아니라 "사람이 일에서 의미와 자율성을 느끼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임창희, 인적자원관리 (5판), 비앤엠북스
J.R. Hackman & G.R. Oldham, "Motivation through the Design of Work: Test of a Theory",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Performance, 1976
Frederick Herzberg, "One More Time: How Do You Motivate Employees?", Harvard Business Review, 1968
4 Day Week Global, "Results from the World's Largest Four-Day Work Week Trial",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