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의 어느 날 밤,
나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컴퓨터 앞에 앉아 맥주 한 캔을 땄다.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며 멍하니 검색창만 쳐다본다.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질문이 맴돈다.
'앞으로 뭘 해먹고 살아야 하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명쾌한 답은 나오지 않는다.
맥주를 한 모금 마시며 깊은 한숨을 내쉰다.
나이 40세,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막막한 시기다.
20대의 패기와 열정은 사라지고,
30대의 안정감마저 흔들리는 듯한 느낌이다.
이제는 인생의 후반전을 살아가야 할 시점인데,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가끔은 지나온 시간들을 되돌아본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내가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저 주어진 일상에 휩쓸려,
때로는 남들의 기대에 맞추어 살아온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니 이럴 때 마시는 맥주 맛은 씁쓸하기만 하다.
30대까지만 해도 이런 고민이 그리 깊지 않았던 것 같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어느 정도 보이는 듯했고,
열심히 하다 보면 뭔가 이룰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40대에 접어들며 그 길이 점점 흐릿해지고,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마저 의심스러워진다.
문득 50대, 60대의 나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지금의 고민을 해결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되면 언젠가 후회할 것만 같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이어야 하는데,
그동안 너무 주변 상황에 끌려다닌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맥주를 한 모금 더 마신다.
알코올이 주는 잠깐의 현실 도피가 위안이 되지만,
근본적인 해답은 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다.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다시 한 번 생각에 잠긴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지만,
선뜻 행동으로 옮기기가 두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대로 제자리걸음을 하다가는
나중에 더 큰 후회를 할지도 모른다.
인생은 결국 내가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걸 깨닫는다.
비록 늦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내 삶의 방향을 고민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것이 40대에 서 있는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맥주 캔이 점점 가벼워진다.
캔의 무게는 줄어들지만,
머릿속의 무게는 더해만 간다.
쓰고 씁쓸한 맥주 맛이 입안을 맴돌듯,
복잡한 생각들이 뇌리를 가득 채운다.
술의 힘인지, 아니면 40대의 위기감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평소보다 더 깊은 사색에 빠져든다.
돌아보면 내 인생은 크게 빛나지 않았다.
특별한 성취도,
가슴 벅찬 도전도 없이
그저 주어진 삶을 받아들이며 살아왔다.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기에 바빴던 것 같다.
내가 걷고 싶은 길이 따로 있었는지조차 묻지 않은 채로.
미래를 생각하면 두렵기만 하다.
앞으로 내 인생을 어떻게 채워 나갈까?
지금처럼 살다간 10년, 20년 후의
내 모습은 과연 어떨까?
상상조차 하기 싫은 허무함이 밀려온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작은 희망도 느낀다.
아직 내 인생은 끝나지 않았다.
비록 40대에 와서야 깨달았지만,
이제부터라도
내 길을 찾아 나설 수 있지 않을까?
내 안에 잠들어 있던 열정과 가능성을 깨워,
진정 원하는 삶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래, 분명 나만의 길이 있을 것이다.
비록 그 길이 지금은 보이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찾아나선다면
언젠가는 만날 수 있으리라.
두려움과 막막함을 뚫고,
내 삶의 답을 찾는 여정을 시작할 때다.
인생의 절반을 지나온 이 시점에서,
나는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과연 내가 바라는 삶은 무엇일까?"
그 물음에 진실되게 마주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나를 찾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삶에 대한 성찰을,
앞으로의 삶에 대한 희망으로 바꾸는 일.
지금부터라도 바꾸고 싶지만
오늘 잠들고 내일 일어나면
또다시 나는 업무에 쫓기는 한주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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