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 범위 한눈에
중간고사 범위는 1강부터 3강까지다. 흩어져 보이는 개념들이지만, 실은 하나의 줄거리로 꿰어진다. "자원이 부족하니(희소성) 선택해야 하고(기회비용), 그 선택을 시장이라는 장치가 가격으로 조율하며(수요·공급), 그 조율이 얼마나 민감하게 일어나는지가 탄력성, 그 결과 누가 얼마나 이득을 보는지가 후생"이다. 이 한 문장을 머리에 박아두면 개별 개념들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같은 이야기의 장면들로 보인다.
| 강 | 주제 | 핵심 키워드 |
|---|---|---|
| 1강 | 경제학의 기초 | 희소성, 기회비용, 매몰비용, 생산가능곡선, 경제체제, 보이지 않는 손 |
| 2강 | 수요·공급과 시장 | 수요·공급 법칙, 균형, 수요량변화 vs 수요변화, 결정요인, 가격통제 |
| 3강 | 탄력성과 소비자선택 | 가격·소득·교차탄력성, 총수입, 한계효용, 잉여, 자중손실 (→ Part 2) |
이 글(Part 1)에서는 1강과 2강, 즉 시장이 작동하는 원리를 다룬다. 탄력성과 후생을 다루는 3강은 Part 2에서 계산 예제와 함께 정리한다.
희소성·선택·기회비용·매몰비용
경제학의 첫 단추는 희소성(scarcity)이다. 사람의 욕구는 무한한데 그것을 채워줄 자원은 유한하다. 이 간극이 모든 경제 문제의 출발점이다. 자원이 무한하다면 경제학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부족하기 때문에 선택해야 하고, 무언가를 선택하면 다른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
여기서 경제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하나가 나온다.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이다. 어떤 것을 선택했을 때 포기한 것 중 가장 가치가 큰 것이 기회비용이다. 단순히 지갑에서 나간 돈(명시적 비용)만이 아니라, 그 시간과 자원으로 할 수 있었던 차선의 가치(암묵적 비용)까지 포함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기회비용 = 명시적 비용(실제 지출) + 암묵적 비용(포기한 차선의 가치)
예) 회사를 그만두고 1년간 대학원에 다닌다면, 기회비용은 등록금(명시적)뿐 아니라 그 1년간 회사에서 받을 수 있었던 연봉(암묵적)까지 합한 값이다.
기회비용과 짝을 이루어 시험에 자주 나오는 개념이 매몰비용(sunk cost)이다. 이미 지출해서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이다. 합리적 의사결정에서는 매몰비용을 고려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핵심 원칙이다. 영화표를 사고 들어갔는데 영화가 형편없다면, 이미 낸 표값(매몰비용)은 잊고 "지금부터 남은 시간을 이 영화에 쓸 가치가 있는가"만 따져야 한다. 표값이 아까워 끝까지 본다면 그것이 바로 '매몰비용의 오류'다.
| 구분 | 기회비용 | 매몰비용 |
|---|---|---|
| 정의 | 포기한 차선의 가치 | 이미 지출해 회수 불가능한 비용 |
| 의사결정 | 반드시 고려해야 함 | 고려해서는 안 됨 |
| 예시 | 대학원 1년의 포기한 연봉 | 환불 안 되는 영화표값 |
생산가능곡선과 기회비용 체증
희소성과 기회비용을 그림 하나로 보여주는 도구가 생산가능곡선(PPF, Production Possibility Frontier)이다. 한 경제가 가진 자원과 기술을 모두 동원했을 때 생산할 수 있는 두 재화의 최대 조합을 이은 곡선이다. 흔히 '대포(국방)와 버터(소비재)'로 비유한다.
이 곡선이 직선이 아니라 원점에 대해 오목한(바깥으로 볼록한) 형태인 데는 이유가 있다. 한 재화의 생산을 계속 늘릴수록 포기해야 하는 다른 재화의 양이 점점 커지기 때문이다. 이를 기회비용 체증의 법칙이라 한다. 버터 생산에 특화된 자원(농지·낙농 인력)을 억지로 대포 생산에 돌릴수록 효율이 떨어지므로, 같은 양의 대포를 더 얻으려면 점점 더 많은 버터를 포기해야 한다.
- 곡선 위의 점(A, B) — 자원을 완전히·효율적으로 사용한 상태. 한 재화를 더 얻으려면 반드시 다른 재화를 포기해야 한다.
- 곡선 안쪽의 점(C) — 실업이나 유휴자원이 있는 비효율 상태. 자원을 더 동원하면 두 재화 모두 늘릴 수 있다.
- 곡선 바깥의 점(D) — 현재의 자원·기술로는 도달 불가능. 기술 진보나 자원 증가가 있어야 곡선 자체가 바깥으로 이동한다(경제성장).
세 가지 경제문제와 경제체제
희소성 때문에 모든 사회는 세 가지 근본적인 질문에 답해야 한다. 어떤 경제체제든 이 질문을 피할 수 없다.
무엇을 얼마나 생산할 것인가 (What & How much)
한정된 자원으로 어떤 재화를, 얼마만큼 만들지 결정하는 문제. 생산물의 종류와 수량.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 (How)
어떤 생산방법·자원조합으로 만들지 결정하는 문제. 노동집약적인가 자본집약적인가.
누구를 위해 생산할 것인가 (For whom)
생산된 것을 누구에게 어떻게 분배할지 결정하는 문제. 소득분배의 문제.
이 세 질문에 누가 답하느냐에 따라 경제체제가 갈린다. 시장의 가격기구에 맡기면 시장경제, 정부의 계획에 맡기면 계획경제, 둘을 섞으면 혼합경제다. 현실의 거의 모든 나라는 혼합경제에 속한다.
| 구분 | 시장경제 | 계획경제 |
|---|---|---|
| 의사결정 주체 | 개별 소비자·기업(분권) | 중앙 계획당국(집권) |
| 조정 장치 | 가격기구(보이지 않는 손) | 중앙 계획·명령 |
| 장점 | 효율성, 유인 제공 | 형평성, 공공목표 추구 |
| 단점 | 빈부격차, 시장실패 | 비효율, 유인 부족 |
보이지 않는 손과 경제순환모형
시장경제의 핵심 아이디어는 애덤 스미스(Adam Smith)의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이다. 각자가 자기 이익을 좇아 행동할 뿐인데, 가격이라는 신호가 마치 보이지 않는 손처럼 이들의 행동을 조율해 사회 전체적으로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된다는 통찰이다. 빵집 주인이 우리를 위해 빵을 굽는 것이 아니라 자기 이익을 위해 굽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는 빵을 먹을 수 있다.
이 시장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그림이 경제순환모형(circular flow model)이다. 가계와 기업이 두 개의 시장(생산물시장·생산요소시장)을 통해 돈과 재화를 주고받으며 순환한다.
핵심은 가계와 기업이 시장에서 이중의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생산물시장에서는 가계가 수요자(소비), 기업이 공급자(판매)가 된다. 반면 생산요소시장(노동·자본·토지)에서는 역할이 뒤집혀, 가계가 공급자(노동 제공), 기업이 수요자(고용)가 된다. 가계가 노동을 제공하고 받은 소득으로 재화를 사고, 기업은 그 판매수입으로 다시 임금을 지급하면서 돈과 재화가 끊임없이 돈다.
수요·공급 법칙과 시장균형
이제 시장의 심장부로 들어간다. 수요의 법칙은 다른 조건이 일정할 때 가격이 오르면 수요량이 줄고, 가격이 내리면 수요량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요곡선은 우하향한다. 반대로 공급의 법칙은 가격이 오르면 공급량이 늘고 내리면 줄어든다는 것으로, 공급곡선은 우상향한다.
두 곡선이 만나는 점에서 시장균형이 성립한다. 이때의 가격이 균형가격, 거래량이 균형거래량이다. 균형은 그냥 만나는 점이 아니라 '힘이 균형을 이룬 상태'라는 데 의미가 있다.
- 가격이 균형보다 높으면 — 공급량 > 수요량, 즉 초과공급(잉여)이 생긴다. 팔리지 않은 재고를 처분하려 가격이 내려가 균형으로 돌아간다.
- 가격이 균형보다 낮으면 — 수요량 > 공급량, 즉 초과수요(부족)가 생긴다. 사려는 사람이 줄을 서면서 가격이 올라가 균형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시장은 가격의 신축적인 조정을 통해 스스로 균형을 찾아간다. 누가 명령하지 않아도 초과공급은 가격을 끌어내리고 초과수요는 가격을 끌어올린다. 이것이 바로 '보이지 않는 손'이 실제로 작동하는 메커니즘이다.
수요량 변화 vs 수요 변화
시험에서 가장 자주, 그리고 가장 정확히 구별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수요량의 변화'와 '수요의 변화'다. 말이 비슷해 헷갈리지만 그래프에서는 완전히 다른 움직임이다.
| 구분 | 수요량의 변화 | 수요의 변화 |
|---|---|---|
| 원인 | 그 재화 자체의 가격 변화 | 가격 외 다른 요인 변화 |
| 그래프 | 곡선 위에서 점의 이동 | 곡선 자체가 좌우로 이동 |
| 표현 | movement along the curve | shift of the curve |
| 예시 | 커피값이 올라 커피 수요량 감소 | 소득 증가로 커피 수요 자체 증가 |
판단 기준은 단 하나다. "그 재화 자신의 가격이 변했는가?" 자기 가격이 변해 생긴 변화라면 곡선 위를 미끄러지는 수요량의 변화다. 자기 가격은 그대로인데 소득·기호·대체재 가격 등 다른 요인이 변해 생긴 변화라면 곡선 전체가 옮겨가는 수요의 변화다.
수요(곡선 자체)를 움직이는 결정요인은 정해져 있다. 소득(정상재는 소득↑→수요↑, 열등재는 반대), 관련재 가격(대체재·보완재), 소비자의 기호, 미래에 대한 기대, 소비자 수 등이다. 공급(곡선 자체)을 움직이는 결정요인은 생산요소 가격, 생산기술, 미래 기대, 공급자 수, 조세·보조금 등이다.
예제 — 균형의 이동
문제.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① 폭염으로 소비자 기호가 커지고 ② 동시에 원유(원재료) 가격이 올랐다. 균형가격과 균형거래량은 어떻게 변하는가?
풀이. ① 기호 증가 → 수요곡선 우측 이동(수요 증가). ② 원재료 가격 상승 → 공급곡선 좌측 이동(공급 감소). 수요 증가는 가격을 올리고, 공급 감소도 가격을 올린다 → 균형가격은 명백히 상승. 그러나 수요 증가는 거래량을 늘리고 공급 감소는 거래량을 줄이므로, 균형거래량의 방향은 두 이동의 크기에 따라 불확정(알 수 없음)이다.
이처럼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움직일 때는 가격과 거래량 중 하나는 방향이 확정되지만 다른 하나는 불확정이 되는 경우가 많다. 두 곡선이 같은 방향(둘 다 증가)으로 움직이면 거래량은 확정, 가격은 불확정.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 가격은 확정, 거래량은 불확정. 이 규칙성을 기억해 두면 응용문제가 쉬워진다.
가격통제 — 최고가격·최저가격
시장균형은 효율적이지만 늘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정부가 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가격통제(price control)라 한다. 방향에 따라 둘로 나뉜다.
| 구분 | 최고가격제 (price ceiling) | 최저가격제 (price floor) |
|---|---|---|
| 설정 위치 | 균형가격보다 낮게 상한 설정 | 균형가격보다 높게 하한 설정 |
| 목적 | 소비자 보호(가격 폭등 방지) | 공급자 보호(가격 폭락 방지) |
| 결과 | 초과수요(부족) 발생 | 초과공급(잉여) 발생 |
| 부작용 | 암시장, 품질 저하, 배급·줄서기 | 재고 누적, 실업(노동시장) |
| 예시 | 분양가 상한제, 임대료 규제 | 최저임금제, 농산물 가격지지 |
이름과 결과가 직관과 반대라 헷갈린다. 최고가격제는 가격 상한이 균형보다 낮아야 효력이 있고, 가격이 낮으니 사려는 사람은 많은데 팔려는 사람은 적어 물건이 부족(초과수요)해진다. 최저가격제는 가격 하한이 균형보다 높아야 효력이 있고, 가격이 높으니 팔려는 사람은 많은데 사려는 사람은 적어 물건이 남는다(초과공급). "최고가격=부족, 최저가격=잉여"로 외워두자.
대표적인 예가 노동시장의 최저임금제다. 임금(노동의 가격)에 균형보다 높은 하한을 설정하므로 노동의 초과공급, 즉 비자발적 실업이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가격통제는 약자를 보호하려는 선의에서 출발하지만, 시장의 자율 조정을 막아 의도치 않은 부작용(암시장·실업·자중손실)을 낳는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 '자중손실'이 무엇인지는 Part 2에서 잉여 개념과 함께 자세히 다룬다.
마무리
여기까지가 경제학개론 중간정리 1부, 시장의 작동 원리다. 1강과 2강의 핵심을 한 줄로 다시 묶으면 이렇다. 자원이 희소하니(희소성) 선택해야 하고(기회비용·매몰비용·생산가능곡선), 그 선택을 시장이라는 장치가 가격으로 조율하며(수요·공급·균형), 정부가 여기에 손을 대면(가격통제) 의도와 다른 부작용이 따라온다.
- 희소성 → 선택 → 기회비용 — 기회비용은 포기한 차선의 가치(명시적+암묵적), 매몰비용은 의사결정에서 무시.
- 생산가능곡선 — 원점에 오목(기회비용 체증). 위=효율, 안=비효율, 밖=불가능, 바깥 이동=성장.
- 세 경제문제 — 무엇을(What)·어떻게(How)·누구를 위해(For whom). 답하는 주체에 따라 시장/계획/혼합경제.
- 보이지 않는 손·순환모형 — 가계와 기업이 생산물시장·요소시장에서 역할을 바꿔가며 순환.
- 수요·공급과 균형 — 초과공급은 가격을 내리고 초과수요는 올려 균형으로 수렴.
- 수요량변화 vs 수요변화 — 자기 가격 변화면 곡선 위 이동(수요량), 그 외 요인이면 곡선 자체 이동(수요).
- 가격통제 — 최고가격제=부족(초과수요), 최저가격제=잉여(초과공급).
다음 글(4강 Part 2)에서는 3강의 핵심인 탄력성과 후생을 정리한다. 가격탄력성을 중간점법으로 직접 계산하고, 탄력성과 총수입의 관계(풍년의 역설), 소득·교차탄력성의 부호 판별, 한계효용 균등의 법칙으로 효용을 극대화하는 예제, 그리고 소비자잉여·생산자잉여·자중손실까지 — 시험에 나오는 계산문제 유형을 단계별 풀이와 함께 다룬다.
맥코넬·브루·플린, 『알기 쉬운 경제학』(5판), 정기화 역, 생능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