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 포트폴리오 분석
2강 Part 1에서 본 전략계획 6단계 중 4단계(자원배분)부터 이어간다. 기업의 자원은 한정돼 있다. 모든 사업부를 똑같이 지원할 수 없으니, 강점 있는 사업에는 더 많이, 전망이 어두운 사업에는 더 적게 배분해야 한다.
이 판단을 돕는 도구가 포트폴리오 분석 모델이다. 그 첫걸음은 기업을 구성하는 사업들을 독립적으로 평가·관리할 수 있는 단위, 즉 전략사업단위(SBU)로 나누는 것이다. SBU는 자체 고객과 경쟁자를 가지며, 독자적인 마케팅 전략과 손익 책임을 갖는 조직 단위다. 가장 널리 쓰이는 두 모델이 BCG와 GE다.
BCG 매트릭스 — 네 종류의 사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만든 이 매트릭스는 각 사업단위를 두 축으로 분류한다. 세로축은 시장성장률(시장의 매력도), 가로축은 상대적 시장점유율(경쟁력)이다. 핵심 가정은 이렇다 — 성장률이 높으면 투자가 많이 들어 현금이 나가고, 점유율이 높으면 수익성이 좋아 현금이 들어온다.
원의 크기는 각 사업의 매출 규모를 나타낸다. 직관적으로 외우자면 — 물음표는 "키울까 접을까" 고민 중, 스타는 잘나가지만 돈 먹는 하마, 자금젖소는 조용히 돈 버는 효자, 개는 정리 대상이다.
BCG 4가지 처방과 사업의 일생
네 유형에는 각기 다른 처방이 따른다.
| 전략 | 내용 | 적용 대상 |
|---|---|---|
| 확대(Build) | 시장점유율을 키운다 | 스타로 키울 만한 물음표 |
| 유지(Hold) | 현재 점유율을 지킨다 | 강한 자금젖소 |
| 수확(Harvest) | 투자 줄이고 단기 현금만 거둔다 | 약한 자금젖소·전망 나쁜 물음표 |
| 철수(Divest) | 사업을 처분한다 | 경쟁력 없는 물음표·개 |
BCG가 보여주는 이상적 흐름은 이렇다. 사업은 보통 물음표로 태어나, 점유율 확보에 성공하면 스타가 되고, 시장 성장이 둔화되면 자금젖소로 늙어 돈을 벌어주다가, 결국 개가 되어 퇴장한다. 그래서 기업은 균형이 필요하다 — 물음표를 키울 자금을 대줄 자금젖소를 충분히 거느려야 한다.
GE 매트릭스 — BCG의 보완
BCG는 사업의 매력과 경쟁력을 단 두 숫자(시장성장률·점유율)로만 본다는 한계가 있다. GE는 맥킨지의 자문을 받아 더 많은 변수를 반영한 산업매력도-사업강점 매트릭스를 만들었다.
| 축 | 구성 요인 (종합 지표) |
|---|---|
| 산업매력도 (외부 요인) | 시장성장률, 시장 규모, 산업 수익률, 경기·계절 민감도, 경쟁강도 |
| 사업강점 (내부 요인) | 시장점유율, 매출성장률, 가격·원가 우위, 제품품질, 자금력, 시장 지식, 기술력 |
각 축을 고·중·저로 나누어 9개 칸이 된다. 이 9칸은 다시 세 구역으로 묶여 처방이 달라진다.
- 좌상단 3칸 (투자·육성) — 매력·강점 모두 높음. 투자로 키운다.
- 대각선 3칸 (선택·수익) — 중간. 가능성 있는 곳만 선별 투자하며 현금흐름 관리.
- 우하단 3칸 (수확·철수) — 매력·강점 낮음. 철수하거나 최소 투자로 현금만 회수.
요약하면, BCG는 간단해서 직관적이고, GE는 복잡한 대신 현실을 더 정교하게 반영한다.
포트폴리오 분석의 한계
두 모델 모두 강력하지만 맹신은 금물이다. 교재가 짚는 한계는 셋이다.
- 사업 간 시너지 무시 — 각 SBU를 독립적으로 보다 보니, 사업부끼리 핵심역량을 공유해 얻을 경쟁우위를 놓친다.
- 지나친 단순화 — 복잡한 사업을 두 변수로만 평가하고 단순한 처방(확대·유지·수확·철수)만 내놓아, 창의적 전략 사고를 가로막는다.
- 점유율 과신 — BCG는 "점유율만 높이면 이긴다"는 인상을 준다. 규모의 경제가 큰 산업엔 맞지만, 패션처럼 그렇지 않은 산업엔 안 맞는다.
성장전략 9가지
포트폴리오 분석으로 현 사업을 진단했다면, 다음은 키우는 일이다(5단계 성장전략). 성장전략은 크게 셋, 각각 세 갈래로 총 9가지다.
① 집중적 성장전략 — 앤소프 매트릭스
기존 사업 안에서 성장을 짜내는 전략. 앤소프(Ansoff)의 제품·시장 매트릭스로 정리된다.
② 통합적 성장전략 — 유통경로를 흡수
공급업체 → 제조업체 → 중간상 → 소비자로 이어지는 경로상의 다른 단계를 통합한다.
- 전방통합 — 소비자 쪽(유통)을 흡수. 제조사가 유통·매장을 직접 운영(예: CJ가 멀티플렉스 CGV 보유).
- 후방통합 — 공급자 쪽(원자재·부품)을 흡수. 안정적 공급과 원가 통제.
- 수평통합 — 같은 단계의 경쟁자를 흡수(합병). 시장지배력 확대.
③ 다각화 성장전략 — 새 영역으로
- 집중적(관련) 다각화 — 기존 기술·마케팅과 시너지 있는 새 사업.
- 수평적 다각화 — 기존 고객에게 팔 수 있는, 기술은 다른 새 제품.
- 복합적(비관련) 다각화 — 기존 사업과 무관한 완전히 새로운 영역.
앤소프 매트릭스에서 위험은 대각선 방향으로 커진다. 시장침투(가장 안전) → 제품개발·시장개발 → 다각화(가장 위험). 익숙한 시장·제품일수록 안전하고, 둘 다 낯설수록 도박에 가깝다.
본원적 경쟁전략 3가지
마지막 6단계는 경쟁전략이다. 사업을 키울 방향을 정했으면, 이제 그 시장에서 어떻게 이길지를 정해야 한다.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는 이를 세 가지 본원적 전략으로 압축했다.
| 전략 | 핵심 | 예 |
|---|---|---|
| 원가우위 | 남보다 싸게 만들어 가격·마진에서 우위 | 대량생산 저가 브랜드, 다이소 |
| 차별화 | 품질·브랜드·디자인으로 "다름"을 만들어 프리미엄 | 애플, 다이슨 |
| 집중화 | 특정 시장(틈새)에 자원을 몰아 원가 또는 차별화로 공략 | 특정 연령·지역 전문 브랜드 |
포터는 세 전략 중 하나를 분명히 택하라고 했다. 원가우위도 차별화도 아닌 어중간한 위치에 머물면, 싼 곳에도 좋은 곳에도 밀려 가장 위험하다. "싸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브랜드가 시장에서 사라지는 이유다.
요약
마케팅원론 2강 Part 2에서 다룬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포트폴리오 분석 — 한정된 자원을 SBU별로 차등 배분. BCG·GE가 대표 도구.
- BCG 매트릭스 — 시장성장률 × 점유율로 물음표·스타·자금젖소·개 4유형. 처방은 확대·유지·수확·철수.
- GE 매트릭스 — 산업매력도 × 사업강점, 9칸 3구역. BCG의 단순함을 보완.
- 한계 — 시너지 무시, 지나친 단순화, 점유율 과신.
- 성장전략 9가지 — 집중적(시장침투·시장개발·제품개발=앤소프) / 통합적(전방·후방·수평) / 다각화(집중·수평·복합).
- 경쟁전략 3가지 — 포터의 원가우위·차별화·집중화. 어중간함은 금물.
이로써 전사적 전략계획 6단계가 끝났다. 다음 3강에서는 한 단계 안으로 들어가, 선택한 사업이 "무엇을 가장 잘할 수 있는지"를 찾는 마케팅 환경분석(PEST·3C·SWOT)을 다룬다.
이종명, 『BIG PICTURE로 보는 마케팅원론』(개정판), 세명서관
H. Igor Ansoff, "Strategies for Diversification", HBR (1957)
Michael E. Porter, Competitive Strategy (19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