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가 신경 끝에서 실제로 하는 일
근육을 움직이는 신호는 신경 끝에서 아세틸콜린이라는 물질이 튀어나오면서 전달된다. 이 물질은 주머니에 담겨 대기하다가, 신호가 오면 주머니가 신경 세포막에 달라붙어 열리고 밖으로 쏟아진다. 주머니를 막에 붙이는 일은 단백질 몇 개가 서로 꼬여 하는데, 그중 하나가 스냅25(SNAP-25)다.
스냅25는 시냅스 소포와 세포막을 잇는 단백질 무리의 하나다. 이름은 크기에서 왔다. 25킬로달톤짜리 시냅스 결합 단백질이라는 뜻이다. 이 무리에 속한 단백질이 몇 개 더 있는데, 보툴리눔 독소는 형에 따라 서로 다른 것을 자른다. 미용과 치료에 널리 쓰이는 A형이 겨냥하는 것이 스냅25다.
보툴리눔 독소 A형은 이 스냅25를 잘라낸다. 잘린 단백질로는 주머니를 막에 붙일 수 없고, 붙지 못하면 아세틸콜린이 나오지 못한다. 신호가 끊긴 근육은 힘을 쓰지 못하고, 그 자리의 주름이 펴진다. 근육을 마비시키는 것이 아니라 신호를 내보내는 장치의 부품 하나를 잘라 두는 것에 가깝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잘린 스냅25가 흔적으로 남는다는 점이다. 온전한 스냅25와 잘린 스냅25는 서로 다른 단백질이라 항체로 구별해 염색할 수 있다. 그래서 잘린 스냅25가 보이는 자리 = 활성을 가진 독소가 도달한 자리가 된다. 뒤에 나올 실험은 전부 이 흔적을 따라간 것이다.
효과가 서너 달 만에 풀리는 이유도 여기 있다. 독소가 사라져서가 아니라, 신경이 새 가지를 뻗고 스냅25를 새로 만들어 신호 경로를 다시 세우기 때문이다.
2008년, 주사한 자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나왔다
이탈리아 피사 신경과학연구소의 플라비아 안토누치 연구팀이 2008년 4월 «저널 오브 뉴로사이언스»에 낸 논문이 출발점이다. 연구팀은 쥐에게 보툴리눔 독소 A형을 주고, 주사한 자리가 아니라 멀리 떨어진 신경 조직을 잘라 잘린 스냅25를 찾았다.
세 가지 계통에서 각각 확인했다. 첫째, 한쪽 해마에 독소를 넣었더니 반대쪽 뇌 반구의 시냅스에서 잘린 스냅25가 나왔다. 둘째, 시각을 담당하는 시각덮개에 넣었더니 망막의 시냅스 말단에서 나왔다. 셋째, 쥐의 수염을 움직이는 근육에 넣었더니 얼굴신경핵에서 나왔다. 얼굴신경핵은 그 근육을 지배하는 신경세포의 몸통이 모여 있는 곳으로, 뇌줄기 안에 있다.
세 경우 모두 방향이 같다. 신경 끝에서 안으로, 세포 몸통 쪽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그리고 거기서 멈추지 않고 그 세포에 신호를 보내는 다른 신경의 말단으로 옮겨 붙어 그쪽 스냅25까지 잘랐다.
이 결과가 흔든 것은 「독소가 주사한 자리에 머문다」는 전제였다. 잘린 스냅25는 활성을 가진 독소만 만들 수 있는 흔적이므로, 독소가 기능을 잃지 않은 채 이동했다는 뜻이 된다.
어떻게 거기까지 갔나 — 축삭을 거슬러 오르는 길
신경세포는 몸통에서 긴 줄기를 뻗는다. 이 줄기가 축삭이고, 사람의 경우 1미터가 넘는 것도 있다. 축삭 안에는 화물을 나르는 길이 깔려 있다. 몸통에서 끝으로 내려보내는 방향과, 끝에서 몸통으로 끌어올리는 방향이 따로 있다. 뒤쪽을 역행 수송이라 한다.
이 길은 원래 신경이 자기 일에 쓰는 것이다. 끝에서 받은 성장 신호를 몸통으로 올려보내는 통로다. 문제는 이 길이 화물의 정체를 가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파상풍 독소가 이 길로 척수까지 올라간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안토누치 연구팀이 보인 것은 보툴리눔 독소도 같은 길을 탄다는 점이었다.
거기에 하나가 더 붙는다. 몸통에 도착한 독소가 이웃 신경의 말단으로 건너간다는 것이다. 세포를 통과해 옆으로 넘어가는 이 과정을 세포횡단이라 부른다. 이것이 확인되면서, 독소가 닿을 수 있는 범위는 「주사 부위에서 이어진 한 가닥」이 아니라 「그 가닥에 연결된 다음 신경까지」로 넓어졌다.
다만 이 경로가 얼마나 많은 양을 옮기는지, 옮겨간 양이 실제 기능에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는 이 실험이 답한 것이 아니다. 흔적이 보였다는 것과 그 흔적이 증상을 만든다는 것은 다른 명제다.
종의 차이도 그대로 남는다. 쥐와 사람은 신경의 길이 자체가 다르다. 축삭을 따라 옮겨지는 화물은 거리가 멀수록 시간이 더 걸리고, 도중에 남는 양도 달라진다. 동물에서 확인된 경로를 사람 몸에 그대로 겹쳐 읽을 수 없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이것이다. 이 주제를 다루는 종설들이 «동물에서 나온 자료»와 «사람에서 나온 자료»를 굳이 따로 묶어 적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도달했다」와 「영향을 미쳤다」는 다르다. 잘린 스냅25가 보였다는 것은 독소가 그 자리에 도달했고 활성이 남아 있었다는 뜻이다. 그것이 그 신경의 기능을 실제로 바꿨는지, 바꿨다면 어느 정도인지는 별도의 측정이 필요하다. 이 구분이 무너지면 「보톡스가 뇌를 바꾼다」는 문장이 되는데, 그것은 이 실험이 보인 것보다 몇 걸음 더 나간 주장이다.
규제기관은 무엇을 경고했나
동물 실험과 별개로, 사람에게서 「주사한 자리를 넘어선 증상」이 보고돼 왔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2009년 4월 보툴리눔 독소 제품 전반에 박스 경고를 붙이도록 했다. 박스 경고는 미국 의약품 표시 제도에서 가장 강한 등급의 경고다.
경고문이 열거한 증상은 이렇다. 전신 무력감, 근력 저하, 물체가 둘로 보이는 복시, 눈꺼풀 처짐, 삼키기 어려움, 목소리가 나오지 않음, 발음이 뭉개짐, 요실금, 그리고 호흡 곤란이다. 보툴리눔 중독에서 나타나는 증상과 같은 계열이다. 규제기관은 동시에 위해성 완화 계획을 세우고 환자용 안내문을 만들도록 요구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대목이 있다. 이 경고는 모든 용량에 대해 같은 무게로 붙은 것이 아니다. 경고와 함께 정리된 자료에는, 원격 확산과 관련된 중대한 이상반응 보고가 대부분 뇌성마비 아동의 근육 경직 치료에서 나왔다고 적혀 있다. 그쪽은 미용 시술과 비교할 수 없는 양을 쓴다.
사람에서는 어디까지 확인됐나
사람에서도 「중추에 변화가 생긴다」는 관찰은 쌓여 있다. 근긴장이상이나 경직을 보톡스로 치료한 환자에게서 임상 관찰, 신경생리 검사, 뇌영상 연구가 변화를 보고했다. 다만 그 변화를 무엇이 만들었는지가 아직 갈리지 않았다.
후보는 셋이다. 하나는 동물에서 본 그 역행 수송이다. 둘은 혈류를 타고 퍼지는 경로다. 셋은 간접 경로다. 근육이 힘을 못 쓰게 되면 그 근육에서 뇌로 올라가던 감각 신호가 달라지고, 뇌가 그 달라진 입력에 맞춰 스스로 재배치된다는 설명이다.
사람을 다룬 종설들이 무게를 두는 쪽은 셋째다. 독소 자체가 올라간 결과가 아니라, 입력이 바뀌어 생긴 재조직이 중추 변화의 주된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리고 생체 안에서 어떤 중추 신경세포가 실제 표적이 되는지는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명시한다. 연구자들이 스스로 그어 둔 선이다.
또 하나. 사람 자료의 상당수는 치료 목적의 높은 용량에서 나온 것이다. 미용 용량에서 같은 일이 일어나는지를 겨냥해 설계된 연구는 그만큼 많지 않다.
그래서 미용 시술은 위험한가 — 용량이 가르는 것
정리하면 이렇다. 독소가 신경을 타고 이동한다는 것은 동물에서 분명히 보였다. 사람에서 주사 부위를 넘어선 증상이 보고돼 규제기관이 가장 강한 등급의 경고를 붙였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그 보고가 집중된 자리는 고용량 치료였고, 미간 주름에 쓰는 20단위 수준에서는 원격 확산에 따른 중대한 이상반응이 확정적으로 보고된 바 없다는 문장이 같은 자료에 함께 있다.
그러니 「미용 보톡스는 안전이 증명됐다」도 정확하지 않고, 「보톡스가 뇌로 간다」도 정확하지 않다.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용량과 부위가 위험의 크기를 크게 가른다는 것, 그리고 낮은 용량에서의 장기 영향은 아직 충분히 측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용량과 부위를 기록으로 남긴다
어느 부위에 몇 단위를 맞았는지는 시술한 곳에 남아 있지만 본인은 대개 모른다. 이 글에서 위험을 가른 변수가 바로 그 둘이다. 시술 때마다 물어서 적어 두면, 나중에 다른 판단이 필요할 때 근거가 된다.
시술 간격을 지킨다
효과가 풀리기 전에 덧대어 맞으면 몸에 남아 있는 양 위에 더해진다. 짧은 간격의 반복은 항체가 생겨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와도 이어진다. 간격을 줄이자는 제안을 받으면 이유를 묻는 편이 낫다.
경고문의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알린다
삼키기 어려움, 숨쉬기 어려움, 눈꺼풀 처짐, 발음이 뭉개짐, 전신 무력감이 시술 뒤 며칠에서 몇 주 사이에 나타나면 시술한 곳과 의료진에게 알린다. 이 증상들은 규제기관이 경고문에 직접 적어 둔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보톡스가 뇌까지 간다는 말은 사실인가요?
쥐 실험에서는 독소가 신경을 타고 올라가 주사 부위에서 멀리 떨어진 신경까지 도달한 흔적이 확인됐습니다. 사람에게 같은 일이 같은 방식으로 일어나는지를 확인한 연구는 아닙니다. 사람에서 관찰된 중추 변화는 독소가 직접 올라간 결과가 아니라, 근육 신호가 달라지면서 뇌가 재배치된 간접 결과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는 종설이 많습니다.
미간 주름에 맞는 정도로도 위험한가요?
미국 식품의약국이 2009년 박스 경고를 붙이면서 정리한 자료에는, 미간 주름에 쓰는 용량에서 원격 확산으로 인한 중대한 이상반응이 확정적으로 보고된 바 없다는 문장이 들어 있습니다. 다만 이는 「보고가 없었다」는 뜻이지 「안전이 증명됐다」는 뜻이 아닙니다. 낮은 용량에서의 장기 영향은 아직 충분히 측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그 경고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요?
보고가 집중된 쪽은 뇌성마비 아동의 근육 경직을 치료하는 경우처럼 훨씬 높은 용량을 쓰는 자리였습니다. 경고문 자체는 제품 전반에 붙어 있지만, 위험의 크기는 용량과 부위에 따라 크게 다릅니다. 같은 성분이라도 얼마를 어디에 쓰느냐가 다른 이야기를 만듭니다.
효과가 서너 달 만에 풀리는 것은 독소가 빠져나가기 때문인가요?
아닙니다. 신경이 새 가지를 뻗고 잘린 단백질을 새로 만들어 신호 경로를 다시 세우기 때문입니다. 회복은 독소가 사라져서가 아니라 신경 쪽이 다시 지은 결과입니다.
시술 뒤 어떤 증상을 살펴야 하나요?
규제기관이 경고문에 적어 둔 증상은 전신 무력감, 근력 저하, 복시, 눈꺼풀 처짐, 삼키기 어려움, 목소리가 나오지 않음, 발음이 뭉개짐, 요실금, 호흡 곤란입니다. 시술 뒤 며칠에서 몇 주 사이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시술한 곳과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이 글에 대하여 — 필자는 의료 전문가가 아니다. 이 글은 직접 찾아 읽은 자료를 정리한 것이다. 중심 근거는 2008년 «저널 오브 뉴로사이언스»에 실린 쥐 실험과, 2009년 미국 식품의약국의 박스 경고 조치, 그리고 사람 대상 연구를 모은 종설들이다.
확정된 것과 아닌 것 — 독소가 신경을 타고 이동한다는 것은 동물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사람에서 중추 변화가 관찰된다는 것도 보고돼 있다. 그러나 그 변화의 원인이 독소의 이동인지 감각 입력 변화에 따른 재조직인지는 아직 갈리지 않았고, 생체 안의 표적 신경세포도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미용 용량에서의 장기 영향은 측정되지 않은 영역이다.
진료를 대신하지 않는다 — 시술 여부와 용량에 관한 판단은 반드시 진료 현장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 글은 그 판단을 대신하지 않는다. 시술 뒤 이상을 느끼면 시술한 곳과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