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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궤양의 주범은 스트레스가 아니었다 —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가 다시 바뀐 이유

junetapa 약 16분

위궤양은 오랫동안 «스트레스 병»으로 불렸다. 노벨위원회는 2005년 발표문에서 1982년 당시 궤양의 주된 원인이 스트레스와 생활습관으로 여겨졌다고 적었다. 그해 호주의 두 의사가 위 속에서 찾아낸 나선형 세균이 그 정설을 뒤집었다. 지금은 십이지장궤양의 90% 이상, 위궤양의 최대 80%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때문이라는 것이 확립돼 있고, 균을 없앤 환자는 궤양이 거의 다시 생기지 않았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는 뒷장이 둘 있다. 스트레스의 몫은 «0»이 아니었고, 그 균을 잡던 표준 치료는 한국에서 셋 중 하나꼴로 균을 없애지 못하게 됐다. «2025년 개정판»이라는 이름으로 올해 학술지에 실린 한국 진료지침이 치료의 순서를 바꾼 이유다.

먼저 선을 그어 둘 것

이 글은 위와 십이지장에 생기는 «소화성 궤양»의 원인과, 그 원인을 겨냥한 치료 기준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를 정리한 것이다. 어떤 약을 먹어야 하는지 정하는 글이 아니어서 약 이름과 용량은 일부러 적지 않았다. 제균 치료의 약 조합은 내성 검사 결과, 예전에 먹은 항생제, 알레르기에 따라 의사가 고른다.

확정된 것 — 헬리코박터 감염과 진통소염제(NSAIDs)가 궤양의 가장 흔한 두 원인이고, 균을 없애면 재발이 크게 줄어든다. 확정되지 않은 것 — 심리적 스트레스가 궤양을 «직접» 만드는지는 아직 논쟁 중이다. 위험을 올린다는 관찰 연구는 있지만, 그 효과의 일부는 흡연·진통제 복용 같은 행동을 거쳐 나타났다.

궤양은 «낫고 또 도지는» 병이었다

헬리코박터가 알려지기 전에도 궤양을 아물게 하는 방법은 있었다. 위산 분비를 줄이는 약을 쓰면 궤양은 대개 아물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2005년 노벨 생리의학상 발표문은 이 시기를 이렇게 정리한다 — 위산을 억제하면 궤양은 나았지만 자주 재발했다. 세균과 위의 만성 염증이 그대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 세균의 존재를 모르던 때라, 궤양은 «관리하며 오래 안고 가는 병»에 가까웠다.

재발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합병증에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는 소화성 궤양의 합병증으로 네 가지를 꼽는다. 위나 십이지장의 출혈, 벽에 구멍이 뚫리는 천공(배 안을 감싼 막의 감염인 복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궤양이 옆 장기로 파고드는 관통, 음식이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내려가지 못하게 막는 폐쇄다. 궤양이 도질 때마다 이 위험을 다시 안는 셈이었다.

약으로 다스리지 못하는 궤양은 수술로 이어지기도 했다. 헬리코박터를 찾아낸 배리 마셜은 노벨상 자서전에서 1984년 무렵을 돌아보며, 여러 해 동안 생명을 위협하는 궤양을 앓던 환자 가운데 수술을 미뤄 둔 사람들이 2주간의 항생제·비스무트 치료 뒤 수술이 필요 없어졌다고 적었다. 당시 궤양 치료가 어디까지 가야 했는지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출처: The Nobel Assembly at Karolinska Institutet. Press release — The Nobel Prize in Physiology or Medicine 2005(2005년 10월 3일) · Barry J. Marshall. Biographical(Les Prix Nobel 2005) · NIDDK. Definition & Facts for Peptic Ulcers(2022년 9월 검토) — 2026년 9월 19일 확인

1984년, 100명의 위 조직에서 나온 것

시작은 병리학자 로빈 워런의 현미경이었다. 노벨 발표문에 따르면 호주 퍼스의 병리의사 워런은 조직검사를 받은 환자의 약 절반에서 위 아래쪽(전정부)에 붙어 사는 작고 휘어진 세균을 봤고, 세균이 보이는 자리 가까이에는 언제나 염증이 있었다는 결정적인 관찰을 했다.

젊은 내과 수련의였던 배리 마셜이 여기에 합류했다. 두 사람이 1984년 6월 「랜싯(Lancet)」에 낸 논문은 위내시경을 받으러 온 연속 환자 100명의 위 점막을 조사했다. 나선형 또는 휘어진 막대균이 58명의 검체에서 보였고, 그중 11명의 검체에서 균을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균은 그람음성에 편모가 있고 산소가 적은 환경을 좋아하는, 당시로서는 새로운 종이었다. 논문은 이 균이 활동성 만성 위염, 십이지장궤양, 위궤양 환자의 «거의 전부»에 있었다며 이 질환들의 원인에서 중요한 요인일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결론지었다.

반응은 차가웠다. 마셜은 자서전에서 1984년을 «힘든 해»로 적었다. 논문 대부분이 게재를 거절당하거나 늦어졌고, 그 균은 «오염된 것이거나 해 없는 공생균»이라는 말을 들었으며, 결과가 과학적 근거 때문이 아니라 «그럴 리가 없다»는 이유로 불신받았다고 했다.

동물 실험으로 감염을 재현하는 데 실패한 마셜은 자기 몸을 썼다. 그는 병원 윤리위원회와 상의하지 않았다고 자서전에 적었다. 1985년 「오스트레일리아 의학저널(Med J Aust)」에 실린 보고는 위 점막이 정상이던 «자원자» 한 명이 균을 삼킨 뒤 14일 동안 가벼운 병을 앓았고, 10일째 조직검사에서 위염이 확인됐으며, 14일째에는 대부분 가라앉았다고 적었다. 그 자원자가 마셜 자신이다.

여기서 선을 하나 그어 둘 필요가 있다. 자가 실험이 보여 준 것은 «건강한 위에 이 균이 들어가면 급성 위염이 생긴다»까지다. 궤양을 만든 실험은 아니었다. 논문도 이 급성 위염이 만성 감염으로 이어져 궤양의 «바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하는 데서 멈췄다. 궤양과의 인과를 굳힌 것은 그 뒤에 나온 치료 연구들이었다.

출처: Marshall BJ, Warren JR. Lancet. 1984 · Marshall BJ 외. Med J Aust. 1985 · Barry J. Marshall. Biographical — 2026년 9월 19일 확인

균이 있어도 모두 궤양이 생기지는 않는다

헬리코박터는 드문 균이 아니다. 노벨 발표문은 이 균이 전 인류의 약 50%의 위에 산다고 적었다. 한국도 비슷하다. 2025년 개정 한국 지침은 전국 혈청 조사에서 감염률이 1998년 66.9%에서 2015~2016년 51.0%로 내려왔고, 유전자 검사(DPO-PCR) 기반 다기관 연구에서도 2015~2018년 50.5%로 비슷했다고 정리했다. 줄고는 있지만 서양 국가들보다는 여전히 훨씬 높다.

감염은 대개 어린 시절에 일어난다. 노벨 발표문은 어머니에서 아이로 옮는 경우가 많고, 한번 자리 잡으면 평생 위에 남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NIDDK는 사람이 어떻게 감염되는지 아직 연구 중이라고 전제하면서, 감염된 사람의 구토물·대변·침과의 접촉이나 그것에 오염된 음식·물을 통해 사람 사이에 옮을 수 있다고 적었다.

그런데 감염자의 대부분은 아무 증상 없이 지낸다. 노벨 발표문에 따르면 감염된 사람의 약 10~15%만이 살면서 한 번쯤 소화성 궤양을 겪는다. 같은 균을 가졌는데 누구는 궤양이 생기고 누구는 멀쩡한 이유로 발표문은 두 가지를 든다. 균이 균주마다 위 점막에 붙는 힘과 염증을 일으키는 능력이 크게 다르고, 사람 쪽의 유전적 차이도 감염에 대한 반응을 바꾼다는 것이다.

염증이 위의 어디에 생기느냐도 갈림길이다. 발표문이 소개한 현재의 설명은 이렇다. 위 아래쪽(전정부)에 만성 염증이 생기면, 감염되지 않은 위 몸통 쪽에서 위산이 오히려 더 많이 나오고, 이것이 더 약한 십이지장에 궤양을 만든다. 발표문은 이런 궤양이 위 자체보다 십이지장에 더 흔하다고 적었다. 반대로 균이 위 몸통까지 퍼지면 염증이 넓어져 몸통 쪽 궤양뿐 아니라 위암의 바탕이 되기도 한다.

정리하면 헬리코박터는 궤양의 가장 큰 원인이지만, 감염만으로 궤양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균에 무엇이 더해질 때 궤양이 되는가 — 진통제, 흡연, 그리고 스트레스가 이 물음 속으로 다시 들어온다.

출처: Nobel Assembly. Press release 2005 · Bang CS 외. Helicobacter. 2026(한국 지침 2025년 개정판) · NIDDK. Symptoms & Causes of Peptic Ulcers(2022년 9월 검토) — 2026년 9월 19일 확인

균을 없애자 재발이 67%에서 6%로

궤양의 원인이 균이라면, 균을 없앤 환자는 궤양이 덜 도져야 한다. 199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항감염약 심사 부서 소속 연구자가 이끌어 「가스트로엔테롤로지(Gastroenterology)」에 낸 리뷰가 이 물음에 답한 연구들을 모았다. 기준을 충족한 것은 십이지장궤양 연구 14편과 위궤양 연구 5편이었다.

결과는 뚜렷했다. 균이 없어진 환자와 남은 환자의 궤양 재발률은 십이지장궤양에서 6% 대 67%, 위궤양에서 4% 대 59%였다. 균이 남은 환자는 셋 중 둘꼴로 궤양이 돌아왔고, 균이 사라진 환자는 스무 명 중 한 명 남짓이었다.

이 숫자를 읽을 때 알아 둘 점도 리뷰 안에 있다. 균이 없어진 십이지장궤양 환자 사이에서도 연구 방식에 따라 재발률이 달랐다. 내시경 검사를 두 번 한 연구는 세 번 한 연구보다 높았고(9% 대 3%), 학회 초록으로만 나온 결과는 정식 논문보다 높았다(14% 대 4%). 제균군의 재발률이 3%에서 14%까지 갈린 것이다. 반면 재발을 6개월에 쟀는지 12개월 안에 쟀는지는 결과와 뚜렷한 관련이 없었다. «6%»는 고정값이 아니라 여러 연구를 모은 대표값이지만, 67%와의 간격은 어떤 방식으로 재도 좁혀지지 않았다.

공식 권고는 이 리뷰보다 먼저 나왔다. 1994년 2월 미국 국립보건원(NIH) 합의회의는 헬리코박터에 감염된 궤양 환자는 처음 진단받았을 때든 재발했을 때든 위산 억제제에 더해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위산만 다스리던 치료에서 원인균을 없애는 치료로 기준이 넘어간 순간이다. 같은 합의문은 궤양이 없는 소화불량 환자를 치료할 가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위암과의 관계는 «더 탐구가 필요하다»고 적어, 이때의 기준이 궤양 환자에 한정된 것이었음을 분명히 했다.

11년 뒤 노벨위원회는 이 변화를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소화성 궤양은 더 이상 만성적이고 자주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병이 아니라, 짧은 항생제·위산 억제제 치료로 완치될 수 있는 병이 됐다는 것이다.

출처: Hopkins RJ 외. Gastroenterology. 1996 · NIH Consensus Statement. 1994 · Nobel Assembly. Press release 2005 — 2026년 9월 19일 확인

헬리코박터가 없어진 환자와 남은 환자의 궤양 재발률을 십이지장궤양과 위궤양으로 나눠 비교한 막대 도해
1996년 리뷰(십이지장궤양 연구 14편·위궤양 연구 5편)가 모은 대표값이다. 제균군의 재발률도 연구 방식에 따라 3~14%로 갈렸다.

두 번째 원인은 약상자 안에 있었다

헬리코박터가 궤양 이야기의 전부는 아니다. NIDDK는 소화성 궤양의 가장 흔한 원인을 헬리코박터 감염과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NSAIDs) 두 가지로 꼽는다. 아스피린, 이부프로펜, 나프록센이 여기에 속한다. 이 약들은 통증을 덜어 주지만 위 점막을 손상과 궤양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

위험은 먹는 방식에 따라 커진다. NIDDK가 꼽은 조건은 다섯 가지다 — 오래 먹을 때, 궤양을 더 잘 일으키는 종류를 먹을 때, 많은 양을 먹거나 두 가지 이상을 함께 먹을 때, 궤양 위험을 올리는 다른 약과 함께 먹을 때, 그리고 헬리코박터에 감염된 채로 먹을 때. 마지막 조건은 두 원인이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안에서 겹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약»도 구체적이다. NIDDK는 스테로이드(코르티코스테로이드), 골밀도가 낮을 때 쓰는 약, 일부 항우울제를 궤양 위험을 올리는 약으로 들고, 특히 NSAIDs와 함께 먹을 때를 짚었다. 여러 병으로 약을 함께 먹는 어르신에게는 낯설지 않은 조합이다. NIDDK는 나이 든 사람, 전에 궤양을 앓은 사람, 흡연자도 궤양이 더 잘 생긴다고 적었다.

두 원인 밖의 경우는 드물다. 헬리코박터가 아닌 다른 세균이나 바이러스·곰팡이 감염, 위나 십이지장에 영향을 주는 수술, 크론병이나 암, 위·십이지장의 손상이나 막힘 또는 혈류 부족, 생명이 위태로워 집중치료가 필요한 상태, 간경변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같은 중증 만성질환, 위산을 지나치게 만드는 종양이 생기는 졸링거-엘리슨 증후군 등이다. 드물게는 원인을 끝내 찾지 못하는데, 이를 «특발성 궤양»이라 부른다.

반대로 흔히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 하나는 이 목록에 없다. 음식이다. NIDDK는 식사와 영양이 궤양을 일으키거나 막거나 치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근거를 연구자들이 찾지 못했다며, 궤양을 막거나 치료하려고 특별한 식단을 따르거나 특정 음식·음료를 피하라고 권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대신 담배는 끊으라고 한다. 흡연은 궤양 위험을 올리고, 이미 생긴 궤양이 아무는 것을 늦춘다.

출처: NIDDK. Symptoms & Causes · Definition & Facts · Treatment · Eating, Diet, & Nutrition for Peptic Ulcers(2022년 9월 검토) — 2026년 9월 19일 확인

스트레스는 «0»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는 누명을 완전히 벗은 것일까. 연구자들의 답은 그보다 복잡하다. 1998년 일본 고베대 연구팀의 논문은 첫머리에서 이 상태를 정확히 요약한다. 몸에 가해지는 물리적 스트레스가 궤양을 일으킨다는 것은 알려져 있지만, 감정적 스트레스가 궤양을 일으킬 수 있는지는 논쟁 중이라는 것이다. 두 가지를 나눠 봐야 한다.

먼저 물리적 스트레스다. 중환자실의 «스트레스 궤양»은 실재하는 개념이고, 앞 장의 NIDDK 목록에도 «집중치료가 필요한 상태»가 들어 있다. 1994년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JM)」에 실린 캐나다 다기관 연구는 중환자 2,252명을 추적해 33명(1.5%)에게서 수혈이 필요하거나 혈압이 떨어질 만큼의 위장관 출혈을 확인했다. 위험은 두 조건에 몰렸다. 호흡부전(교차비 15.6)과 혈액 응고 장애(교차비 4.3)다. 둘 중 하나라도 있는 환자는 3.7%, 둘 다 없는 환자는 0.1%였다. 여기서 말하는 스트레스는 «마음의 부담»이 아니라 인공호흡이 필요할 만큼 몸이 버티는 극한 상황이다.

다음은 마음의 스트레스다. 앞의 고베대 연구팀은 1995년 1월 한신·아와지 대지진 뒤를 봤다. 피해 지역 내시경의 약 70%를 맡은 61개 병원에서, 지진 뒤 두 달 동안 내시경을 받은 10,831명을 전년 같은 기간의 16,100명과 비교했다. 지진으로 다치지 않은 주민을 대상으로 했다. 피해가 가장 컸던 지역에서는 내시경 건수가 절반으로 줄었는데도 위궤양 환자는 늘었고 십이지장궤양은 줄어, 위궤양 대 십이지장궤양 비율이 3.07로 전년(1.88)보다 높아졌다. 특히 피를 흘리는 위궤양이 크게 늘었고, 위궤양 환자의 평균 나이도 높아졌다.

가장 긴 추적은 덴마크에서 나왔다. 2015년 「임상 소화기·간학(Clin Gastroenterol Hepatol)」에 실린 연구는 1982~1983년에 궤양 병력이 없는 성인 3,379명의 혈액과 심리·사회·생활습관 자료를 모은 뒤 11~12년 동안 궤양 발생을 추적했다. 스트레스는 구체적인 생활 사건과 스스로 느끼는 부담을 합친 0~10점 척도로 쟀다. 궤양은 76명에게 생겼다. 스트레스 점수 상위 3분의 1에서는 3.5%, 하위 3분의 1에서는 1.6%였고, 보정한 교차비는 2.2(95% 신뢰구간 1.2~3.9)였다.

이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숫자가 «어디서 줄었는지»까지 보여 주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1점당 교차비 1.19는 헬리코박터 항체, 음주, 수면 시간을 보정해도 그대로였다. 그런데 사회경제적 지위를 보정하자 1.17로, 흡연·진통소염제 사용·운동 부족까지 보정하자 1.11로 내려갔다. 연구팀은 스트레스가 궤양 발생을 늘렸고 그 일부는 건강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경로였다고 결론지었다. 스트레스의 효과는 헬리코박터 양성인 사람, 음성인 사람, 헬리코박터와 진통제 어느 쪽에도 노출되지 않은 사람에서 비슷했다.

이 장에서 가를 것

«위궤양은 스트레스 탓이 아니었다»는 말은 두 방향으로 틀리게 읽힐 수 있다. 하나는 «스트레스는 궤양과 아무 상관이 없다»로 읽는 것이다 — 위의 연구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다른 하나는 «그래도 결국 스트레스 탓»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 이 연구들 어디에도 스트레스가 헬리코박터나 진통제를 대신하는 «주된 원인»이라는 근거는 없다.

두 관찰 연구의 한계도 분명하다. 대지진 연구는 지난 기록을 되짚은 후향적 비교이고, 덴마크 연구의 궤양은 76건이며 스트레스는 설문 척도로 쟀다. «스트레스가 위험을 얼마간 올린다는 쪽의 근거가 있다»까지가 이 글이 확인한 범위다.

출처: Aoyama N 외. Am J Gastroenterol. 1998 · Cook DJ 외. N Engl J Med. 1994 · Levenstein S 외. Clin Gastroenterol Hepatol. 2015 — 2026년 9월 19일 확인

위궤양의 원인과 스트레스에 관한 주장별로 확정된 것, 관찰 연구 수준인 것, 근거가 없는 것을 상태로 정리한 도해
색은 심각도가 아니라 이 글에서 확인한 근거의 성격을 나눈 것이다. 두 관찰 연구는 인과를 단정하지 못한다.

그 균을 잡는 치료가 다시 바뀌었다

제균 치료가 궤양 치료의 기준이 된 뒤, 한국에서 오래 쓰인 1차 치료는 위산 억제제(PPI)에 항생제 두 가지(클래리스로마이신·아목시실린)를 더한 «3제 요법»이었다. 2025년 개정 한국 지침은 이전 지침들이 14일짜리 클래리스로마이신 기반 3제 요법을 경험적 1차 치료로 권해 왔다고 적는다. 이 치료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국 20개 기관 환자 34,139명을 시기별로 나눈 분석에서 3제 요법의 제균 성공률은 2009년 이전 79.8%, 2010~2019년 76.1%, 2020년 이후 67.0%로 떨어졌다. 2020년 지침은 2018년 발표된 전국 무작위 대조시험에서 3제 요법의 치료 의향 분석(ITT) 제균율이 63.9%에 그쳤다고 적었고, 2025년 개정판은 2018년 이후 국내 무작위 시험을 모아 66.9%(95% 신뢰구간 63.1~70.5%)로 정리했다. 1차 치료에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80% 선에 한참 못 미친다. 치료를 시작한 사람 셋 중 한 명꼴로 균이 남는다는 뜻이다.

원인은 항생제 내성이다. 2017~2018년 전국 배양 조사에서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률은 17.8%였고, 같은 시기 138개 기관의 유전자 검사 분석에서는 28.3%였다. 66개 병원 7,451명이 참여한 학회 등록연구(K-Hp-Reg, 2021~2023년)에서는 배양 기준 33.3%, 유전자 검사 기준 31.3%로 더 올랐다. 국제 지침들은 이 내성률이 15%를 넘는 지역에서는 경험적 3제 요법을 권하지 않는다. 한국은 그 선의 두 배를 넘겼다.

그래서 2025년 개정판은 치료의 순서를 바꿨다. 핵심은 «먼저 내성을 확인하고 고른다»다. 유전자 검사(DPO-PCR)로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 여부를 확인한 뒤 약을 고르는 «맞춤 치료»를 1차 치료로 강하게 권고했다. 검사를 할 수 없을 때는 항생제 세 가지를 처음부터 함께 쓰는 4제 «동시 요법»을 경험적 1차 치료로 권하고, 클래리스로마이신 3제 요법은 검사가 불가능하고 지역 내성률이 15% 미만으로 예상될 때에만 제한적으로 쓸 수 있다고 물러섰다. 복용 일정이 복잡해 순응도가 낮고 제균율도 뒤졌던 «순차 치료»는 목록에서 뺐고, 새로운 계열의 위산 억제제(P-CAB)를 기존 PPI 대신 쓸 수 있게 했다.

맞춤 치료의 성적은 등록연구에서 확인됐다. 수정 치료 의향 분석에서 맞춤 치료의 제균율은 88.4%로, 14일 3제 요법(77.9%)과 10일 동시 요법(83.9%)보다 높았다. 지침은 이 유전자 검사가 국민건강보험 급여 대상이라고 적었다. 다만 지침 스스로 «현재의 보험 기준과 다를 수 있다»고 밝혀 두었다. 지침의 권고가 곧바로 모든 병원의 처방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한국에서 클래리스로마이신 3제 요법의 제균 성공률 하락,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률 상승, 국제 지침의 15% 경계선, 맞춤 치료 제균율을 숫자 타일로 정리한 도해
성공률은 20개 기관 34,139명 분석, 내성률은 전국 배양 조사와 K-Hp-Reg 등록연구, 맞춤 치료 제균율은 등록연구의 수정 치료 의향 분석 값이다.

방향은 한국만의 것이 아니다. 2024년 미국소화기학회(ACG) 지침도 항생제 감수성을 모르는 첫 치료 환자에게 비스무트 4제 요법 14일을 우선 권하고, 치료 뒤에는 모든 환자에게 제균 확인 검사를 하라고 했다. 한국 개정판은 유럽의 마스트리흐트 VI 합의(2022)와 ACG 2024 등을 비교하며 «내성률이 높은 지역에서 경험적 3제 요법을 떠나는 것»과 «제균 확인 검사»를 공통점으로 꼽았다.

치료 «대상»도 넓어졌다. 1994년 NIH 합의는 궤양 환자에 한정했고, 2005년 노벨 발표문은 항생제 내성을 우려해 궤양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의 치료는 제한적으로 해야 한다고 적었다. 2015년 교토 국제 합의는 가능하면 전암성 변화가 생기기 전에 제균하라고 권했다. 2025년 한국 개정판은 여기에 더해 헬리코박터 위염 환자의 위암 예방을 위한 제균을 «제안»했다(약한 권고). 무작위 대조시험 8편을 모은 메타분석에서 제균군의 위암 발생 상대위험이 0.65였다는 근거에서다. 이미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이 있는 사람을 모은 두 연구에서는 위암 감소가 보이지 않아, 지침은 전암성 변화 이전의 제균이 가장 이득이 크다고 해석했다.

출처: Bang CS 외. Helicobacter. 2026 · Jung HK 외. Korean J Intern Med. 2021 · Chey WD 외. Am J Gastroenterol. 2024 · Sugano K 외. Gut. 2015 · Nobel Assembly. Press release 2005 — 2026년 9월 19일 확인

1982년 헬리코박터 발견부터 1994년 NIH 합의, 2005년 노벨상, 2015년 교토 합의, 2020년 한국 지침, 2025년 한국 개정판까지 궤양 치료 기준이 바뀐 과정을 나타낸 타임라인 도해
연도와 내용은 본문에서 인용한 발표문·논문·지침 그대로다. 2025년 개정판은 2026년에 학술지에 실렸다.

환자·보호자가 확인할 것

궤양 진단을 받았거나 가족이 제균 치료를 앞두고 있다면, 앞에서 확인한 사실에서 곧바로 나오는 확인 항목이 있다.

1

«원인이 무엇인가»를 묻는다

NIDDK는 의사가 궤양을 아물게 하는 약과 함께 원인을 찾아 치료한다고 설명한다. 헬리코박터 검사를 했는지, 먹고 있는 진통소염제가 원인일 수 있는지를 확인하면 재발을 막는 방향이 달라진다.

2

예전에 먹은 항생제를 알린다

NIDDK는 과거에 먹은 항생제에는 균이 내성을 가졌을 수 있어 의사가 그 약을 피할 수 있다고 적었다. 한국 지침도 내성 검사를 할 수 없을 때 의약품 사용 이력(DUR)으로 과거 항생제 노출을 확인하는 방법을 들었다.

3

처방받은 약은 끝까지 먹는다

제균 치료는 항생제 두 가지 이상과 위산 억제제를 함께 먹는 치료다(NIDDK). 중간에 끊으면 일부 균이 살아남아 내성을 가질 수 있다고 NIDDK는 경고한다.

4

치료가 끝나고 4주 이상 지나 확인 검사를 받는다

NIDDK는 항생제를 다 먹고 4주 이상 지나 균 검사를 받으라고 안내하고, 한국 지침은 이 확인 검사를 치료 종료 4주 이상 뒤 요소호기검사나 대변 항원검사로 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둔다. 균이 남아 있으면 다른 조합으로 다시 치료한다. ACG 2024는 모든 환자에게 확인 검사를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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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소염제를 오래 먹어야 한다면 먼저 상의한다

NIDDK는 궤양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 약의 종류·용량·기간 조정, 위산 억제제 함께 먹기, 장기 복용 전 헬리코박터 검사와 치료를 방법으로 든다.

그리고 바로 병원에 가야 하는 신호가 있다. NIDDK는 검거나 타르 같은 변, 피가 섞인 변, 피를 토하거나 커피 찌꺼기 같은 것을 토할 때, 갑자기 날카롭고 심하며 가라앉지 않는 복통, 어지러움이나 실신, 빠른 맥박을 합병증을 의심할 증상으로 꼽고 곧바로 의사에게 연락하라고 한다. 궤양이 있는 사람 가운데 상당수는 합병증이 생기기 전까지 아무 증상이 없다는 점도 같은 자료에 적혀 있다.

출처: NIDDK. Symptoms & Causes · Treatment for Peptic Ulcers(2022년 9월 검토) · Bang CS 외. Helicobacter. 2026 · Chey WD 외. Am J Gastroenterol. 2024 — 2026년 9월 19일 확인

위궤양 진단을 받은 환자와 보호자가 확인할 다섯 가지를 정리한 도해
검은 변, 피를 토함, 갑자기 심한 복통, 어지러움은 합병증 신호로 곧바로 의료진에게 알린다(NIDDK).

자주 묻는 질문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궤양이 생기나요?

스트레스가 궤양의 주된 원인은 아닙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헬리코박터 감염과 진통소염제입니다. 다만 덴마크 성인 3,379명을 11~12년 추적한 연구에서 스트레스 점수가 높은 쪽의 궤양 발생이 더 많았고(보정 교차비 2.2), 그 효과의 일부는 흡연·진통제 복용 같은 행동을 거친 것이었습니다. 중환자의 «스트레스 궤양»은 몸이 버티는 극한 상황에서 생기는 것으로, 일상의 스트레스와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헬리코박터균이 있으면 꼭 궤양이 생기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노벨위원회 발표문에 따르면 전 인류의 약 절반이 이 균을 갖고 있지만, 살면서 소화성 궤양을 겪는 사람은 감염자의 약 10~15%입니다. 균주마다 다른 성질, 사람의 유전적 차이, 진통소염제·흡연 같은 요인이 함께 작용합니다.

제균 치료를 받으면 궤양이 다시 안 생기나요?

재발이 크게 줄어듭니다. 1996년 리뷰에서 균이 없어진 환자와 남은 환자의 재발률은 십이지장궤양 6% 대 67%, 위궤양 4% 대 59%였습니다. 다만 진통소염제처럼 균과 무관한 원인은 남을 수 있고, 균이 정말 없어졌는지는 치료가 끝나고 4주 이상 지나 확인 검사로 봐야 합니다.

제균 치료가 실패하기도 하나요?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클래리스로마이신 기반 3제 요법의 치료 의향 분석 제균율은 2018년 이후 무작위 시험을 모은 값이 66.9%였고,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률은 등록연구에서 33.3%까지 올랐습니다. 2025년 개정 한국 지침은 내성 검사 뒤 약을 고르는 맞춤 치료를 1차로 권고했고, 1차 치료가 실패했을 때 쓰는 2차 치료도 따로 정해 두었습니다.

위궤양에 좋은 음식이나 피해야 할 음식이 있나요?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는 식사와 영양이 궤양의 원인·예방·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근거를 연구자들이 찾지 못했다며, 궤양 때문에 특별한 식단을 따르거나 특정 음식을 피하라고 권하지 않습니다. 대신 흡연은 궤양 위험을 올리고 아무는 것을 늦추므로 금연을 권합니다.

참고 자료

아래 자료 중 노벨위원회 발표문, 마셜의 노벨상 자서전, NIDDK 안내 페이지, 2025년 개정 한국 지침 전문은 2026년 9월 19일에 직접 열어 확인했다. 나머지 논문은 PubMed에 실린 초록으로 확인했고, 원문 전문을 직접 열지는 못했다. 한국 지침 본문이 인용한 국내 연구(20개 기관 분석·K-Hp-Reg 등록연구·2017~2018년 전국 배양 조사)의 수치는 지침이 정리한 값을 옮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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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ey WD, Howden CW, Moss SF 외. ACG Clinical Guideline: Treatment of Helicobacter pylori Infection. Am J Gastroenterol. 2024;119(9):1730-1753 — PubMed
이 글은 의료 전문가가 아닌 필자가 노벨위원회 발표문,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NIDDK의 공개 자료, 학술지 심사를 거쳐 실린 논문과 한국·미국 진료지침을 찾아 읽고 정리한 것으로, 정보 제공 목적이며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근거는 본문과 참고자료에 밝혀 두었습니다. 확인된 것은 «헬리코박터와 진통소염제가 소화성 궤양의 가장 흔한 두 원인이고, 균을 없애면 재발이 크게 준다(1996년 리뷰 6% 대 67%)»와 «한국에서 클래리스로마이신 3제 요법의 제균율이 떨어져 2025년 개정 지침이 내성 검사 뒤 맞춤 치료를 1차로 권고했다»까지입니다. 스트레스와 궤양의 관계는 관찰 연구(덴마크 76건·대지진 후향 비교)에 기댄 것이라 인과를 단정할 수 없고, 지침의 권고는 지침 스스로 밝혔듯 현재 보험 기준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제균 치료의 약 조합과 기간은 내성 검사 결과, 복용 이력, 알레르기에 따라 달라지니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하세요.
위궤양 헬리코박터 제균치료 소화성궤양 십이지장궤양 스트레스 진통소염제 항생제내성
junet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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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정보를 직접 찾아보고, 이해한 내용을 정리하여 공유하는 건강 정보 학습 노트를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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