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 창문으로 들어오는
상쾌한 공기 빗소리에 눈을 뜹니다.
오늘도 여느 날과 다름없이 아침이 밝았습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날이지만,
의외로 마음은 담담합니다.
긴장하거나 걱정에 사로잡히기보다는,
그저 흘러가는 시간 속에 몸을 맡깁니다.
어제는 골반 엑스레이를 찍었습니다.
자가골 이식을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하네요.
의사 선생님께서는 골반에서 뼈를 채취해
상완골에 이식할 거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새로운 수술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더 큽니다.
내 몸의 한 부분이 다른 부분을
치유한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병실 침대에 앉아 노트북을 펼칩니다.
요즘 제 일과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글쓰기입니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조용한 병실에 울려 퍼집니다.
때로는 제 상황에 대해 쓰기도 하고,
때로는 전혀 관계없는 주제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글을 쓰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어요.
병실에 있다 보면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착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비슷하게 흘러가니까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창밖을 바라봅니다.
나뭇잎이 조금씩 자라고,
햇살의 각도가 조금씩 변하는 것을 보면
시간이 확실히 흐르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오늘은 옆 병실의 환자 분이 퇴원하는 날입니다.
휠체어를 타고 나가시는 모습을 보니 그저 부럽기만 합니다.
저도 궁극적인 목표는 건강하게 퇴원하는 것이니까요.
간호사 선생님들의 방문이 잦아지는 것을 보니
검사 결과가 나올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나 봅니다.
심장이 조금 빠르게 뛰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깊게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힙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그에 맞는 최선의 대처를 하면 될 테니까요.
이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언젠가는 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겠죠.
그때까지 이 병실에서의 시간들을
의미 있게 보내려 합니다.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하고,
때로는 그저 쉬어가며 말이에요.
여러분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다면,
그 시간도 결국은 지나갈 거라는 걸 기억하세요.
지금 이 순간이 영원할 것 같지만,
분명 변화는 찾아올 겁니다.
그때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이 시간을 견뎌내시기 바랍니다.
저는 오늘도 이렇게 글을 쓰며 내일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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