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의 불이 꺼진 지 한참이 지났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도시의 불빛들도
하나둘 꺼져가고 있지만,
제 눈은 여전히 맑습니다.
내일은 수술날. 이런 큰 수술을 앞두고
편히 잠들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듭니다.
수술이 잘 될까?
마취에서 무사히 깨어날 수 있을까?
수술 후 통증은 얼마나 심할까?
끝없는 질문들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한편으로는 이 수술을 통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오랫동안 나를 괴롭혀온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희망.
그 희망이 불안감과 뒤섞여
복잡한 감정을 만들어냅니다.
잠을 청해보지만 쉽지 않습니다.
대신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동안 미뤄왔던 일들,
하지 못했던 말들이 떠오르네요.
수술대에 오르기 전, 마지막으로
정리해야 할 것들은 없을까 고민해봅니다.
문득 옆 침대의 코골이 소리가 들립니다.
다른 이들은 평온히 잠들어 있는데
나만 이렇게 뒤척이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외롭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내 미소 짓게 되네요.
이런 밤도 인생의 한 부분이겠지요.
시계를 보니 어느새 새벽 3시.
잠들지 못한 채 밤을 지새우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피곤함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든 감각이 더욱 또렷해진 것 같아요.
병실의 냄새, 멀리서 들려오는 간호사들의 발소리,
창문을 때리는 빗방울 소리까지.
이 고요한 시간 동안 나 자신과 더 깊이 마주하게 됩니다.
두려움도, 기대감도,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합니다.
내일이 오면 이 모든 것들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온전히 내 감정에 집중해봅니다.
여러분도 큰 변화를 앞두고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함께 이 시간을 견뎌내봐요.
이 밤이 지나면 새로운 아침이 올 테니까요.
그리고 그 아침과 함께 우리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 거예요.
자, 이제 다시 한 번 눈을 감아봅니다.
잠이 오지 않더라도 괜찮아요.
그저 이 순간을 온전히 느끼며,
내일을 위한 힘을 모아봅니다.
수술실로 향하는 그 순간까지,
나를 지켜줄 힘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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