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이틀째
창밖으로 보이는 세상은
여전히 바쁘게 돌아가고 있지만
제 세상은 병실 안에 멈춰 있습니다.
움직일 수 없는 제 몸처럼 시간도 멈춘 듯합니다.
그러나 이 정적 속에서
저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바로 '의존'과 '감사'의 의미를요.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아내의 얼굴입니다.
그녀는 물에 적신 수건으로
조심스레 제 얼굴을 닦아줍니다.
그 차가운 감촉이 제게는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식사 시간, 아내는 마치
갓난아기를 돌보듯 저를 먹입니다.
밥 한 숟가락, 반찬 한 조각,
그리고 목이 메일까 염려되어 국물 한 모금까지.
이 모든 과정이 아내에겐 힘든 일일 텐데,
그녀의 얼굴에선 피곤한 기색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가장 힘든 것은 화장실 가는 일입니다.
수술 후 소변이 잘 나오지 않아 소변통을 구매했지만,
그마저도 사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환자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 자체가 고통이고,
온몸에 힘이 들어가는 순간
수술 부위가 찌릿하게 아픕니다.
이 과정 역시 아내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하루 종일 꼼짝없이
누워있어야 하는 상황이
처음에는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
누군가에게 완전히 의존해야 한다는 부끄러움,
그리고 언제쯤 나아질까 하는 불안감이 밀려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경험이 주는 또 다른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평소에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적인 행동들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곁에 있는 사람들의 사랑과 헌신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깨달았습니다.
특히 아내의 사랑을 새롭게 느낍니다.
이번 일은 우리의 사랑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내의 헌신적인 간호는
제게 어떤 약보다도 강력한 치유의 힘이 됩니다.
수술 후 회복 과정은 분명 힘들고 고통스럽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는 잊고 있었던
많은 것들을 다시 배우게 됩니다.
감사함, 사랑, 인내, 그리고 희망 같은 것들 말이죠.
여러분,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주변을 한 번 둘러보세요.
여러분을 돕고 있는 사람들,
여러분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보일 거예요.
그들의 사랑이 여러분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될 거예요.
내일은 오늘보다 나은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모두의 빠른 회복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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