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ING PRINCIPLES

유통전략 - 유통경로의 기능과 설계

junetapa 마케팅원론 7강 (1/2) 13 min read

아무리 좋은 제품을 적절한 가격에 만들어도, 고객의 손에 닿지 않으면 소용없다. 세 번째 P, 유통(Place)이다. 그런데 의문이 든다 —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직접 팔면 될 텐데, 왜 도매상·소매상 같은 중간상이 끼어드는가? 7강에서는 중간상이 왜 존재하는지, 유통경로를 어떻게 설계하는지를 다룬다.

중간상은 왜 존재하는가

유통경로(Distribution Channel)는 제품이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흐르는 길이며, 그 길 위에 선 도매상·소매상을 중간상(Intermediary)이라 한다. 중간상은 마진을 떼어가니 없애면 가격이 싸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중간상이 있어야 전체 비용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중간상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이들이 수행하는 기능 때문이다. 생산자가 직접 하려면 더 비싸고 비효율적인 일들을, 전문화된 중간상이 대신 처리한다.

거래수 최소화의 원리

중간상의 존재 이유를 가장 명쾌하게 보여주는 것이 거래수 최소화(거래수 감소) 원리다. 생산자 3곳과 소비자 5명이 직접 거래하면 거래 횟수는 3×5 = 15회다. 그런데 중간상 1곳을 끼우면, 생산자→중간상 3회 + 중간상→소비자 5회 = 8회로 줄어든다.

공식으로 보면

생산자 M곳, 소비자 N명일 때 — 직접거래는 M×N, 중간상 1곳을 두면 M+N이 된다. 참여자가 많을수록 차이가 폭발적으로 커진다. 중간상은 거래의 '교환점' 역할을 해서 사회 전체의 거래 비용을 줄인다. 이것이 중간상이 마진을 떼고도 존재가 정당화되는 근본 이유다.

생산자 3곳과 소비자 5명이 직접 거래할 때 15회, 중간상 한 곳을 두면 8회로 줄어드는 거래 횟수를 비교한 막대 도해
중간상이 마진을 떼고도 존재가 정당화되는 근본 이유가 이 숫자다.

유통경로의 기능

중간상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여러 간극(시간·장소·소유·구색)을 메운다.

  • 거래 기능 — 구매·판매, 위험 부담.
  • 물적 유통 기능 — 운송, 보관(시간·장소의 간극 해소).
  • 구색 기능 — 여러 생산자의 제품을 모아 소비자가 원하는 구색으로 분류·조합.
  • 촉진·정보 기능 — 시장 정보 수집, 판매 촉진.
  • 금융 기능 — 외상 거래, 자금 지원.

핵심은 이 기능들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간상을 제거해도 누군가는 운송·보관·구색·금융을 해야 한다. 중간상을 없애면 그 기능과 비용이 생산자나 소비자에게 넘어갈 뿐이다.

거래와 물적 유통, 구색, 촉진 정보, 금융 다섯 가지 유통경로 기능을 정리한 도해
중간상을 없애도 이 기능들은 없어지지 않는다 — 누군가에게 넘어갈 뿐이다.

경로의 길이 — 직접 vs 간접

유통경로 설계의 첫 결정은 길이다. 중간상 단계를 몇 개 둘 것인가.

유형경로특징
직접 유통생산자 → 소비자통제력 높음, 비용·노력 큼 (D2C, 직영점)
간접 유통(짧음)생산자 → 소매상 → 소비자대형 소매와 직거래
간접 유통(긺)생산자 → 도매상 → 소매상 → 소비자광범위 도달, 통제력 낮음

경로가 짧을수록 통제력과 마진이 커지지만 직접 관리 부담이 크고, 길수록 넓게 퍼지지만 통제가 어렵고 최종가격이 오른다.

직접 유통과 짧은 간접 유통, 긴 간접 유통 세 가지 경로 길이를 나타낸 도해
길어질수록 멀리 닿지만 손에서 멀어진다 — 통제와 도달은 맞바꾸는 관계다.

유통 강도 — 집약·선택·전속

두 번째 결정은 강도다. 한 지역에 몇 개의 점포에서 팔 것인가. 제품 유형(편의품·선매품·전문품)과 직결된다.

넓게
집약적 유통
최대한 많은 점포에. 편의품(껌·음료)
선별
선택적 유통
자격 갖춘 일부 점포에. 선매품(가전·의류)
독점
전속적 유통
지역당 한 점포에 독점권. 전문품(명품·고급차)
유통 강도 — 넓게 깔수록(집약) 노출↑·통제↓, 좁힐수록(전속) 통제↑·이미지↑
강도점포 수적합 제품목표
집약적최대한 많이편의품최대 노출·구매 편의
선택적선별된 다수선매품노출과 통제의 균형
전속적지역당 1곳전문품이미지·통제·서비스
5강과 연결

유통 강도는 5강 제품 분류와 짝을 이룬다. 편의품→집약적, 선매품→선택적, 전문품→전속적. 명품이 아무 데서나 안 팔리는 건 전속적 유통으로 희소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서다.

중간상을 없애면 어떻게 되나

온라인이 커지면서 「중간 유통을 걷어냈다」는 말이 흔해졌다. 산지 직송, 제조사 직영몰, 소비자 직접 판매가 그런 예다. 그런데 앞에서 본 유통경로의 기능은 없어지지 않는다. 운송도 보관도 구색도 금융도 누군가는 해야 한다. 중간상을 제거하면 그 기능과 비용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나 소비자에게 넘어간다.

제조사가 직접 팔기 시작하면 물류창고를 짓고 배송을 붙이고 고객 응대를 떠안게 된다. 소비자가 산지에서 직접 사면 최소 주문 단위를 맞추고 배송을 기다리고 반품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중간상의 소멸」이 아니라 중간상의 교체다. 도매상이 하던 일을 물류회사와 플랫폼이 대신 맡는 쪽으로 옮겨 갈 뿐이다.

그렇다면 언제 직접 파는 것이 유리한가. 대체로 세 조건이 겹칠 때다. 단가가 높아 물류비 비중이 작을 때, 구색이 단순해 모아 줄 필요가 적을 때, 브랜드가 강해 소비자가 찾아올 때다. 반대로 저가·다품종이고 브랜드 인지가 낮으면 중간상을 거치는 편이 싸게 먹힌다. 거래수 최소화의 원리가 여기서 다시 나온다.

옴니채널 — 경로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게 됐다

과거에는 직접이냐 간접이냐,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를 골랐다. 지금은 한 소비자가 여러 경로를 넘나들며 한 번의 구매를 완성한다. 매장에서 실물을 보고 온라인에서 사거나,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매장에서 받는 식이다. 그래서 경로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경로 사이를 어떻게 이어 줄 것인가의 문제로 바뀌었다.

이 변화가 어려운 이유는 갈등을 만들기 때문이다. 본사 온라인몰이 싸게 팔면 대리점의 매출이 깎인다. 같은 브랜드 안에서 경로끼리 부딪치는 것이므로 수직적 갈등에 가깝다. 가격을 맞추거나, 온라인 전용 상품을 따로 두거나, 매장 픽업 실적을 그 매장의 성과로 잡아 주는 식으로 이익 배분을 다시 짜야 풀린다.

소매상의 유형

소매상(Retailer)은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파는 중간상이다. 점포 유무로 나뉜다.

  • 점포 소매상 — 백화점, 할인점(대형마트), 편의점, 전문점, 슈퍼마켓 등.
  • 무점포 소매상 — 인터넷쇼핑, TV홈쇼핑, 방문판매, 자동판매기 등. 온라인 전환으로 급성장.

도매상의 유형

도매상(Wholesaler)은 소매상이나 다른 사업자에게 파는 중간상이다. 생산자와 소매상 양쪽을 위한 기능을 한다.

  • 생산자를 위한 기능 — 시장 도달, 재고 보유, 주문 처리, 시장 정보 제공.
  • 소매상을 위한 기능 — 구색 제공, 소량 분할, 신용 제공, 배송.

도매상은 상인도매상(소유권 보유), 대리점·브로커(소유권 없이 중개) 등으로 나뉜다. 핵심은 도매가 생산자와 소매 사이의 규모·구색·시간 차이를 조정한다는 점이다.

유통 강도를 잘못 고르면

집약·선택·전속 셋 중 무엇을 고를지는 제품 분류가 정한다. 그런데 실제로 자주 어긋난다. 전문품을 집약적으로 깔면 어디서나 살 수 있게 되어 희소성이 사라지고, 가격 경쟁이 붙어 브랜드가 깎인다. 명품이 매장 수를 제한하는 것은 판매를 줄이려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를 막기 위해서다.

반대로 편의품을 전속적으로 묶으면 소비자가 찾아오지 않는다. 껌 하나를 사려고 지정 매장을 찾아갈 사람은 없다. 구매 노력이 작은 제품일수록 노출 자체가 판매를 만든다.

선택적 유통이 어려운 이유는 기준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매장을 골라 두었는데 매출이 아쉬워 하나둘 늘리면 어느새 집약적 유통이 된다. 강도를 정하는 일보다 정한 강도를 유지하는 일이 실제로는 더 어렵다.

그래서 강도를 정할 때는 「지금 몇 개를 열까」보다 「어디까지 열지 않을까」를 먼저 정해 두는 편이 낫다.

도매상과 소매상의 유형을 나누는 기준도 같은 논리를 따른다. 어떤 기능을 대신 맡아 주느냐에 따라 이름이 갈린다. 완전기능 도매상은 운송·보관·금융까지 맡고, 한정기능 도매상은 그중 일부만 맡는다. 기능을 덜 맡을수록 마진이 얇아진다.

요약

마케팅원론 7강 Part 1에서 다룬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중간상의 존재 이유 — 거래수 최소화(M×N → M+N)와 전문 기능 수행. 없애면 기능·비용이 이전될 뿐.
  • 유통경로 기능 — 거래·물적유통·구색·촉진정보·금융.
  • 경로 길이 — 직접(통제↑)~간접(도달↑).
  • 유통 강도 — 집약적(편의품)·선택적(선매품)·전속적(전문품).
  • 소매상 — 점포(백화점·마트·편의점)·무점포(온라인·홈쇼핑).
  • 도매상 — 생산자·소매상 양쪽 기능, 규모·구색·시간 조정.

유통경로의 기본 구조를 봤다. 다음 글(7강 Part 2)에서는 경로를 더 효율적으로 묶는 수직적 마케팅시스템(VMS)과, 경로 구성원 사이에서 벌어지는 경로 갈등의 원인과 관리법을 다룬다.

참고 문헌

이종명, 『BIG PICTURE로 보는 마케팅원론』(개정판), 세명서관

Philip Kotler & Gary Armstrong, Principles of Marketing — 유통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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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t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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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 수업을 자기 말로 재해석하고 실무와 연결하는 학습 노트를 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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